유럽골프 매킬로이 꺾은 스톰 "이게 바로 인생 역전"

입력 2017-01-18 05:05  

유럽골프 매킬로이 꺾은 스톰 "이게 바로 인생 역전"

작년 11만 원 모자라 투어 카드 상실할 뻔

상금 앞 순위 선수 자격 상실로 기사회생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불과 두어달 전까지만 해도 투어 대회 출전권을 잃고 퇴출당하는 줄 알았다.





생각지도 못한 행운으로 간발의 차이로 투어 카드를 다시 손에 넣었다.

출전 자격 순위는 꼴찌. 하지만 새 시즌 들어 세 번째 대회 만에 당당히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 15일(한국시간) 유럽프로골프투어 BMW 남아프리카오픈 우승자 그레임 스톰(잉글랜드)의 '인생 역전'이 화제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상대로 연장전까지 치러 따낸 우승 과정도 주목을 받았지만, 바닥까지 내려갔다 올라온 '반전'은 한 편의 드라마나 다름없어서다.

스톰은 지난해 11월 유럽프로골프투어 2016년 시즌 마지막 대회 포르투갈 마스터스를 공동 22위로 마감했다.

시즌 상금 순위는 112위가 됐다. 111위까지 주는 2017년 시즌 투어 카드가 날아갔다.

111위와 차이는 불과 88유로(약 11만원). 포르투갈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파퍼트를 집어넣었다면 투어 카드를 손에 넣을 수 있었기에 정말 억세게 운이 나쁜 선수가 될 판이었다.

스톰은 낙담했다.

해가 바뀌면 만 38세가 되는 스톰은 벌이가 시원찮은 2부 투어로 발길을 돌리거나 은퇴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초청 선수로 투어 대회 출전 기회를 엿볼 수도 있지만 11년 동안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뛰면서 10년 전에 딱 한 번 우승 맛을 본 스톰에게 그런 기회가 자주 올 지도 미지수였다.

한마디로 암담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럽프로골프투어를 병행하던 패트릭 리드(미국)가 플레이오프 격인 터키항공 오픈 출전을 포기했다.

대회장에서 머지않은 안탈리아 상공회의소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자 리드는 기권했다.

리드는 출전 대회 수가 모자라 유럽프로골프투어 회원 자격을 잃었다.

유럽프로골프투어는 PGA투어와 정규 투어 대회를 공유하는 메이저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 말고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를 연간 5개 이상 출전해야 회원 자격을 유지한다.

당시 상금 순위 44위던 리드가 회원 자격 상실과 함께 상금 순위에서 제외되면서 스톰은 112위에서 111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극적으로 투어 카드를 되살릴 수 있었다.

스톰은 이런 행운을 허투루 날리지 않았다.

2017년 시즌 첫 대회 앨프리드 던힐 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해 투어에서 살아남은 걸 자축했다.

첫날 73타를 쳐 컷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2라운드에서 67타를 쳐 반등했고 3, 4라운드 연속 68타씩을 적어냈다.

이어진 홍콩 오픈에서 컷 탈락했지만, 스톰은 BMW 남아프리카오픈에서 프로 골프 인생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2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뿜어내 선두에 오른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3타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매킬로이에 연장전을 허용했지만 꿋꿋하게 버틴 끝에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우승 상금으로 받은 16만4천 유로(약 2억원)는 지난 시즌 28차례 대회에서 번 상금의 3분의 2가 넘는다.

우승 상금보다 더 반가운 건 앞으로 2년 동안은 투어 카드 걱정 없이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지난 연말에 나는 지옥에 떨어졌었다. 연장전에서 떨리긴 했지만 지난 연말에 겪은 아픔에 비하면 견딜 만 했다"면서 "인생에서 기회가 오면 두 손으로 꽉 움켜쥐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우승 인터뷰에서 말했다.

스톰은 또 "내가 다시 우승할 수 있었던 건 리드 덕분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리드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갈비뼈가 부러진 채 연장전을 치른 끝에 스톰에 우승을 내준 매킬로이는 트위터에 "축하해요! 지난 연말에 얼마나 극적인 일이 일어났는지 나도 알아요!"라고 스톰의 우승을 축하했다.

스톰은 19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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