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의 저주? 레노버, 모토로라 인수 후 나락으로

입력 2017-01-17 17:35  

모토로라의 저주? 레노버, 모토로라 인수 후 나락으로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또다시 모토로라의 저주인가.

중국 레노버 그룹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지 2년 만에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IBM을 인수해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로 성장시킨 레노버는 지난 2014년 10월 구글로부터 휴대전화의 원조 모토로라를 인수해 글로벌 선두주자로 성장시키겠다는 야심을 내비쳤다.

하지만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인수한 지 불과 2년 만에 미국에서만 적어도 2천여 명을 해고했고,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세계 3위에서 8위로 추락했다.

작년 5월에는 2009년 이후 처음 연간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모토로라의 저주'란 멀쩡하던 기업들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뒤 죽을 쑤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레노버의 양위안칭 최고경영자(CEO)는 WSJ과 인터뷰에서 "사내문화와 사업모델의 차이를 과소평가했다"고 자인했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가 작년 사상 최대인 2천264억 달러까지 확대된 가운데 레노버가 직면한 문제는 다른 중국 기업들의 위험이 될 수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WSJ은 전직 레노버와 모토로라 직원 10여 명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양사 간의 통합 문제 외에도 IBM 인수 성공에 도취돼 여러 가지 종류의 전략적 실수를 범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은 레노버가 중국과 미국 등 거대 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가져갈지 명백한 비전이 없었던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지목했다.

레노버는 2005년 뱀이 코끼리를 삼키듯 IBM의 PC 부문을 인수했을 당시, IBM의 임원들을 모두 남겨 기존 고객기반인 미국 기업고객을 공략하는 동시에 신흥시장으로도 진출해 IBM을 세계 1위 PC 제조업체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많은 분석가가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도 성공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레노버는 이미 중국시장 휴대전화 판매 1위를 다툴 정도로 휴대전화 사업을 벌여놓은 상황에서 모토로라를 별도의 하이엔드 브랜드로 유지하는 전략을 쓰면서 몰락을 자초했다.

레노버는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에서 레노버와 모토로라의 점유율이 동반해 줄어들자 별도의 휴대전화 브랜드인 주크(Zuk)를 내놓는 행보까지 보였다.

멜리사 차우 IDC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주크의 판매는 무시해도 될 정도"라고 논평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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