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생소한 '고려산진달래축제' 인기 급상승
SNS 160만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대한민국은 축제 공화국'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지역축제와 행사는 1만6천828개다. 매일 전국에서 46개의 행사가 펼쳐진다.
지방자치제도와 함께 자라난 지역축제는 이제 현지 주민의 행사가 아니라 전국에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견인차가 된 지 오래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오감 만족' 축제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은 주로 어디로 떠나고 무엇을 즐기고 오는 걸까
◇ 축제라면 뭐니뭐니해도 '벚꽃제'…SNS 관심 1위
'페스티벌 공화국' 대한민국의 모습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빅데이터 전문분석업체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트위터, 블로그, 뉴스에 언급된 지역축제 언급량은 무려 159만2천762회에 이른다.
축제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은 가을과 봄에 집중되어 있었다.
1년중 축제 언급량이 가장 많은 달은 10월(73만3천123회)이고 꽃이 만발하는 5월(43만2천191회)에도 지역축제에 대한 관심이 컸다.
지역축제의 왕좌는 역시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지는' 벚꽃축제다.
지난 3년간 SNS와 뉴스에 언급된 '벚꽃축제' 단어는 9만7천73회에 달했다. 이는 언급량 2위와 3위인 불꽃축제(4만5천108회), 락페스티벌(3만9천990회)에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벚꽃축제 장소로는 여의도 윤중로가 가장 많이 언급됐고 창원 진해, 잠실 석촌호수, 제주도, 경남 하동이 뒤를 이었다.
수많은 축제가 생겨나면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알려지는 곳이 늘면서 지역축제의 신흥강자가 등장했다.
이름도 생소한 '고려산 진달래 축제'가 대표적이다. 인천 강화도에서 매년 4월 열리는 이 축제는 '남한에서 진달래가 가장 늦게 피는 곳'으로 입소문을 탔다.
고려산 진달래 축제의 인기 상승은 SNS에서도 확인된다.
다음소프트는 "고려산 진달래 축제는 2014년 SNS상에서 거의 언급이 없었다"며 "2015년 지역축제 순위에서 114위로 처음 등장하더니 2016년에는 관련 문서만 1만8천건이 넘게 게재되는 등 언급량 3위로 뛰어올랐다"고 설명했다.
◇ 트렌드 쫓는 축제…"먹거리 축제 강세지만 예술축제 늘 것"
축제는 콘텐츠, 풍경, 경험 등이 여전히 주요한 참여 동기지만 새로운 트렌드가 눈에 띈다.
'먹방', '쿡방' 열풍을 반영해 음식이 지역축제의 테마로 새롭게 주목받는 것이 그 예다.
'맛' 키워드는 2014년 지역축제 관련 언급에 거의 등장하지 않은 단어였지만 2015년 421회, 2016년에는 4천724회까지 언급 횟수가 늘었다.
'맛집'이라는 키워드도 2015년 2천59회에서 2016년에는 2만7천665회로 축제 관련 언급량이 폭증했다. '맛있다'라는 단어는 축제 관련해 2016년 기준 1만203건이나 SNS에 등장했다.
다음소프트는 "축제 구성요소를 볼거리, 할거리, 살거리, 먹거리로 구분해서 연관어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2014년 축제 관련 SNS에서 먹거리 관련 언급 비율은 1%에 불과했지만 22016년에는 18%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이훈 교수는 "축제 시행 초반에는 인프라와 편의시설 마련에 집중했다면 차별화를 강조하기 위해 이제 지자체가 킬러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작업을 하게 된다"며 "먹거리, 별미 등이 지역축제의 킬러콘텐츠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여가를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축제는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축제 현장에서만 볼 수 있는 디테일한 요소가 강조되는 예술적·미학적 축제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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