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X파일' 신경전…대통령 당선인-정보수장 공개갈등 이례적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트럼프 당선인의 약점이 담겼다는 이른바 '트럼프 X파일' 유출 문제를 놓고 연일 공개 설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나치 독일'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정보 당국이 배후일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브레넌 국장이 이를 대놓고 반박하고 이에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 역공에 나서는 등 양측이 릴레이 공방을 벌이는 형국이다.
대통령 당선인과 정보당국 수장 간의 이 같은 노골적인 갈등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브레넌 국장은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트럼프 X파일 유출 배후로 사실상 자신을 지목한 데 대해 "내가 유출자라고? 그렇지 않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정보나 평가가 의심의 여지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길 기대하진 않지만, 유출이 있었다거나 진실하지 못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도를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트위터에서 '퇴임을 앞둔 브레넌 국장이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의 위협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는 폭스뉴스의 머리기사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오 그런가, (러시아 정책을) 이 이상 못할 수가 없다. 시리아(레드라인),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러시아의 핵전략 증강 문제만 봐도 그렇다. 전혀 좋지 않다. 이 사람이 가짜뉴스 유출자인가?"라고 말했다.
시리아 내전과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합병 문제를 포함해 브레넌 국장 지휘 하의 CIA가 그동안 대(對)러시아 정책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더불어 그가 트럼프 X파일의 배후가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한 것이다.
브레넌 국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나치 독일' 발언에 대해서도 "불쾌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명예의 벽'에 영원히 새겨진 CIA 관리 117명의 가족에게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그들의 사랑하는 사람이 '나치와 흡사하다'고 말해 보라. 또 지금 매우 위험한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CIA 관리들에게 '당신들은 나치 독일과 비슷하다'고 말해 보라"면서 "이런 것은 매우 불쾌하다. 나는 동료 시민들을 위해 오랫동안 희생해 온 내 직원들의 애국심과 진실함을 영원히 지키고 옹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자신이 과거 모스크바에서 매춘부와 성관계를 한 동영상 등이 담긴 '트럼프 X파일'을 러시아가 갖고 있다는 미확인 정보가 유출된 데 대해 "정보기관은 이런 가짜뉴스가 대중에게 유통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됐다", "(이런 가짜뉴스는) 나를 겨냥한 마지막 공격이다", "우리가 나치 독일에 살고 있느냐"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정보 당국과 언론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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