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이 교육부의 국·검정 교과서 혼용 방침에 반대하며 이르면 이번 주중 집필거부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집필자협의회(한필협)는 이달 중순 모임을 열고 정부가 내년부터 국정 역사교과서와 혼용해 사용하도록 한 검정교과서 제작에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40여명(교학사 저자 제외)으로 구성된 한필협은 이날까지 필진의 의견을 취합한 뒤 이르면 이번 주중 성명을 낼 계획이다.
고교 한국사교과서 저자인 도면회 대전대 교수는 "(집필 거부와 관련된) 성명서 초안을 작성했으며 19∼20일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진 가운데 일부도 이미 집필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역사·한국사 교과서 저자들이 집필거부에 나선 것은 정부가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국정교과서와 다를 바 없는 검정교과서를 써야 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3월부터 교육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정부가 현행 1년6개월인 검정 기간을 1년으로 줄인 것 또한 교과서 완성도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집필거부의 이유를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교육부는 새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국정·검정 역사교과서를 예정대로 내년부터 교육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올해부터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할 연구학교 지정 절차를 이어가는 등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도 정부 세종청사에서 일부 국립학교 교장을 대상으로 역사과 교육과정 간담회를 열고 연구학교 지정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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