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근무수당·냉난방비 지출…"행정력 낭비·선심행정"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군은 매주 화요일 오후 8시까지 민원실 불을 환하게 밝힌다. 낮에 민원을 볼 수 없는 직장인들을 위해 공무원 2명이 따로 남아 운영하는 '야간 민원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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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여권 접수·발급과 주민등록등본·초본 발급 등 17종의 민원을 처리한다.
그러나 작년 이곳을 찾은 민원인은 51명에 불과하다. 1년이 52주인 점을 감안하면 1명도 방문하지 않은 날도 있다는 얘기다.
인접한 옥천군도 사정은 비슷하다. 화요일 2시간(하절기는 3시간)씩 야간 민원창구를 열어 지난해 55건을 처리했다.
사정이 다소 나은 보은군도 여권과 주민등록 등 112건을 처리하는 데 그쳤다.
야간 민원실 운영에는 적잖은 비용이 든다.
근무자에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고, 냉방·난방장치도 가동한다. 사무실 안은 물론 현관 불까지 환하게 밝혀둬야 한다.
업무 처리량에 비춰 볼 때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옥천군의회 안효익 의원은 "하루 1건꼴인 민원처리를 위해 공무원 2명이 근무하는 것은 전형적인 행정력 낭비이자 선심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군은 민원실 입구에 무인 민원발급기를 설치해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근무자가 따로 없어도 상당수 민원처리가 가능한 셈이다. 굳이 행정기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정부 민원포털인 `민원24'(www.minwon.go.kr)를 통해 전국 어디서나 원하는 민원서류도 받아볼 수 있다.
옥천군 관계자는 "이용 실적만 놓고 보면 야간 민원실이라는 말이 무안하기도 하지만, 무인 민원발급기나 정부 민원포털로 처리할 수 없는 여권이나 인감 때문에 문을 닫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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