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달러언급 자제 불문율 깨…한중일 통화값↑ 1,165원·6.7위안·112엔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달러 강세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 달러 가치가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대통령은 달러 가치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 이외에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지만, 이를 개의치 않는 '아웃사이더' 출신인 트럼프 당선인의 돌출 발언으로 엔화와 위안화, 원화 가치가 치솟는 등 전 세계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강세를 띠고 있다"며 "미국 기업이 (중국과) 경쟁할 수가 없는 것은 달러 가치가 너무 높아서고, 이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은 달러 가치를 낮춰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며 "달러 강세는 분명한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달러 가치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이긴 이후로 4% 가까이 올랐으며, 2014년과 비교하면 대략 25% 상승한 상황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이 같은 트럼프의 인터뷰 내용이 16일 공개되면서 달러는 바로 약세로 돌아섰다.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18일 오전 6시 57분(이하 한국시간) 전날보다 0.9% 추락한 100.26까지 떨어지며 100선을 간신히 지켰다.
달러지수가 이처럼 낮아진 것은 지난달 8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영향으로 달러에 견준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한국 원화 환율도 급락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8일 오전 7시 전날 미국 뉴욕장 종가보다 1.4% 빠진 달러당 112.60엔까지 내렸다. 엔화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전날 촉발된 엔화 강세 탓에 일본 수출업체 주가가 타격을 입으면서 17일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 지수는 18,813.53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였다.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도 17일 오후 8시 29분 달러당 6.7915위안까지 내려 이달 6일 이후로 가장 낮았다.
18일 오전 9시 53분 현재는 달러당 6.8057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역내시장 위안화 환율은 18일 오전 0시 30분 전날 종가보다 0.81% 내린 달러당 6.8450위안으로 장을 마쳤다. 이어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68% 내린 달러당 6.8525위안으로 고시했다. 그만큼 위안화 가치를 올렸다는 뜻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2.0원이나 내린 1,162.5원으로 개장한 뒤 1,165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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