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들어갈 때도 나올 때도 질문 쏟아졌지만 '묵묵부답'
국내외 취재진·기자회견 몰려 '북새통'…日 매체 중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이재영 기자 = 국내 최대기업 삼성그룹을 이끄는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는 온 국민의 눈이 쏠렸다.
이 부회장이 영장심사를 받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는 이날 국내외 취재진 200여명이 모였다. 이 부회장의 '이동경로'인 중앙지법 4번 출입문 안팎에는 이 부회장을 기다리는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이 부회장의 목소리를 담으려는 방송사들의 무선마이크를 모은 상자는 너무 무거워 기자가 두 손으로 받쳐 들어야 할 정도였다.
취재진 사이 곳곳에는 긴장한 표정의 삼성그룹 관계자들도 자리했다.
영장실질심사 예정시간을 2시간여 앞두고 법원에 도착한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을 기다리며 스마트폰으로 연신 '국정농단' 관련 뉴스를 검색했다.
오전 9시 33분께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을 출발한 이 부회장은 20여분만인 오전 9시 55분께 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짙은 회색 코트에 자줏빛이 감도는 체크무늬 넥타이를 맸다.
검은색 카니발 차에서 내린 이 부회장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빠른 걸음으로 취재진 사이를 지나간 이 부회장은 앞서 특검사무실에 도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을 만나 최순실씨 지원을 약속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답도 내놓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법정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설치된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기 직전 질문을 던지려는 취재진과 뒤엉키면서 힘겹게 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이날 법원에 출석하는 이 부회장이 언론 앞에 노출된 시간은 2분도 안 됐다.
일본의 한 매체는 이 부회장의 출석과정을 중계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오후 2시 15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출석했을 때와 같은 경로로 법원을 빠져나갔다. 당시 법원경찰의 무전기에서 "내려옵니다"라는 목소리가 나오자 출입문 앞에 대기하던 취재진은 순식간에 '전투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법원에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쏜살같이 이동했다. "국민께 한마디 해달라"라는 요청도 이 부회장에게는 먹히지 않았다.
법원에서 나온 이 부회장은 대기 중이던 검은색 카니발 차에 올라 '대기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해당 카니발은 특검에서 준비한 차량이다.
이 부회장은 구치소에서 이날 밤늦게나 내일 새벽께 나올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이 법원에 출석한 시각에 맞춰 구속을 촉구하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의 기자회견도 법원 출입문 앞에서 열렸다.
기자회견 이후 퇴진행동은 이 부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2만3천382명의 서명을 서울중앙지법 형사접수실에 전달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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