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주제 보고 탄식…아픈 기억의 참사를 시험 주제로 출제한 건 문제"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대전 목원대학교가 2017학년도 신입생을 뽑는 실기고사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주제를 출제해 논란을 빚고 있다.
18일 목원대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애니메이션학과 실기고사 주제가 부적절했다는 수험생들의 불만 글이 이 대학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에잇따라 올라왔다.
실기고사 주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상황묘사'였다.
실기고사 응시 학생들은 SNS에 시험 주제의 문제점을 표시했고, 관련 내용은 온라인상에서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한 응시생은 SNS에 올린 글에서 "응시생 대부분이 주제를 받자마자 멈칫했고, 아예 그림을 안 그리는 친구도 있었다"며 "나는 울면서 어찌어찌 그리다가 이건 아닌 거 같아 블랙으로 다 밀어버리고 그냥 나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응시생은 "주제를 보고 탄식이 먼저 나왔다"며 "물속에 잠겨 있는 배, 노란 풍선 등은 그렸지만, 사람은 차마 못 그렸다"고 설명했다.
수험생들의 글을 접한 일부 네티즌은 "요즘 수험생들은 세월호 참사 피해 학생들과 또래"라며 "아직 수학생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는 참사를 입학시험 주제로 출제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교 측은 "수험생들이 시사성 있는 주제를 어떻게 시각화하고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내는지 살펴보기 위한 의도였다"며 "학생들에게 아픔을 주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논란을 빚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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