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우~' SK·롯데 "그래도 긴장 끈 못놔"

입력 2017-01-19 05:02   수정 2017-01-1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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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SK·롯데 "그래도 긴장 끈 못놔"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다음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SK, 롯데, CJ 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그간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법원의 영장 발부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재계 관계자는 이날 법원 결정 이후 "사실 이번 일은 구속까지 갈 사안이 아니라고 봤다"며 "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지 않은 것인데 상식적인 결정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SK, 롯데 등은 "다른 기업의 일에 코멘트하기가 조심스럽다"며 공식 입장을 자제한 채 물밑에서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된 만큼 특검의 칼날이 자신들의 회장 쪽으로 날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이 장차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분석하는 모습도 보였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각각 111억원과 45억원을 출연한 SK와 롯데는 추가 모금을 요청받았다는 점 때문에 특검의 우선 수사 대상으로 거론돼왔다.

롯데는 작년 5월 말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사업에 70억 원을 추가로 기부했다가 전액 돌려받았다.

SK는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체육인재 해외 전지훈련 예산 지원' 명목으로 80억원을 요구받았지만 지원이 성사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SK와 롯데에 현안 해결을 대가로 출연금이나 기타 요구를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작년 3월 14일, 김창근 SK이노베이션[096770] 회장이 2015년 7월 24일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박 대통령과 독대한 것도 특검팀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당시 SK는 최태원 회장 사면, 롯데는 면세점 인허가라는 중요 현안이 있었다.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 SK 김 회장과 단독 면담을 한 지 20여일이 지나 최 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을 받아 출소했다.

최 회장에 대한 사면발표 당일에도 김창근 회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하늘 같은 은혜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과 모든 SK 식구들을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대해 SK는 "최 회장이 사면받을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은 언급되지도 않은 상황이라 서로 연관이 없다"며 김창근 회장의 문자에 대해서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롯데도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 자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특혜는커녕 2015년 11월 잠실 면세점(월드타워점)이 특허 경쟁에서 탈락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차은택 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K컬쳐밸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CJ그룹도 특검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특검은 지난해 이재현 CJ 회장의 8·15 특별사면을 앞두고 청와대와 CJ 간에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안종범 수첩'을 확보했다.

CJ는 특혜 의혹에 대해 "이 회장이 건강악화로 도저히 수감생활을 할 수 없었던 점이 고려돼 사면받은 것"이라며 '사전 거래' 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특검은 이미 최태원 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재벌 총수 여러 명을 출국금지한 가운데 부영 등 다른 기업으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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