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남은 유일한 한국인 위안부 피해 박차순 할머니 별세(종합)

입력 2017-01-18 16:20   수정 2017-01-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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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남은 유일한 한국인 위안부 피해 박차순 할머니 별세(종합)

발인 20일 중국식 화장장으로 치러…생존자 39명 남아

(상하이·서울=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김계연 기자 = 중국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박차순 할머니가 18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여성가족부와 중국 우한(武漢)총영사관에 따르면 박 할머니는 재작년부터 척추협착증·결장염·뇌경색을 앓다가 최근 증세가 악화해 이날 오전 7시30분께(현지시간) 중국 후베이(湖北)성 샤오간(孝感)시 자택에서 운명했다.

박 할머니는 지금까지 유일하게 중국에 생존해 있던 한국계 위안부 피해자다. 중국에 남아있던 한국계 위안부 피해자 3명 가운데 지난해 4월 중국 우한에서 낙상 사고를 겪었던 하상숙 할머니가 한국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헤이룽장(黑龍江)성 둥닝(東寧)현에 살던 이수단 할머니가 지난해 5월 숨을 거뒀다.

1923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박 할머니는 1942년께 중국 내 일본군 점령지역에 끌려가 해방 전까지 난징(南京)·한커우(漢口)·우창(武昌) 등지의 일본군 위안소에서 위안부 생활을 했다.

고인은 일본 패망 직후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위안소에서 도망쳤지만 수치심에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 샤오간에 정착, 중국인 남편을 만나 양녀를 키우며 생활했다고 여가부는 전했다.

이후 고인은 한 번도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한국말을 모두 잊었지만 '아버지', '어머니'라는 말과 아리랑 노래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현지 한국인들의 후원으로 한국행을 준비하다 건강이 갑자기 악화돼 취소한 적도 있었다.

현재 우한총영사관과 샤오간시 정부 당국의 지원으로 박 할머니 유족들은 자택에 빈소를 마련하고 장례를 준비 중이다. 발인은 20일로 예정돼 있으며 유족들의 희망에 따라 중국식 화장장으로 치른다.

여가부는 현지에 있는 유족에게 조전을 보내고 장례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한총영사관도 영사 2명을 파견해 장례를 지원하고 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가시는 길에 최대한의 예우와 품격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외교부 장관과 여가부 장관 명의의 조화도 전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할머니가 돌아가심에 따라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생존자는 39명으로 줄었다. 재작년 12월28일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 이후 별세한 피해자는 박 할머니가 여덟 번째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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