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패션 시장에 생기 불어넣을 것"…"스포츠의류 시장 포화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급성장하는 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가 한국에 직접 진출함에 따라 국내의 기존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이 긴장하고 있다.
잃는 것보다 얻을 것이 더 많다는 분석도 있다.
이달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첫 직영점을 운영하기 시작한 언더아머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5년에서 8년 안에 국내 시장에서 연 매출 8천억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982년에 국내에 진출한 아디다스가 불과 2년전인 2015년에야 국내 시장에서 8천억원대 매출(추정치)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야심찬 목표다.침체된 국내 패션 시장에서 스포츠의류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몇 안 되는 분야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지난해 국내 스포츠의류 시장 규모가 2015년보다 5.8% 성장한 6조 9천807억원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특히 애슬레저(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가벼운 스포츠의류) 시장이 1∼2년 전부터 급성장하며 전체 스포츠의류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니클로가 '유니클로 스포츠'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기존 업체들도 관련 라인을 강화하고 있는 데 더해 K2코리아가 독일 애슬레저 브랜드 '다이나핏'을, LF패션이 '질스튜어트스포츠'를 론칭하는 등 새 브랜드들도 진출이 활발하다.
이런 상황에서 언더아머의 가세는 침체한 패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와 스포츠의류 시장의 포화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부르고 있다.
한 스포츠의류 브랜드 관계자는 "스포츠의류 시장의 성장률이 전체 패션 시장의 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침체한 의류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며 "브랜드 간의 경쟁으로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여는데 부담을 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스포츠의류 브랜드 관계자는 "피트니스 의류 쪽에 강한 언더아머가 국내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듯하다"며 "피트니스 시장 중 남성용 시장이 여성에 비해 아직 성장하지는 못했는데 남성용 시장 성장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스포츠의류브랜드 관계자는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계속 신규 브랜드들이 들어오면 결국 스포츠의류 시장도 포화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과거 아웃도어 업계가 겪은 수순을 스포츠의류 업계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패션연구소 관계자는 "애슬레저 트렌드의 확대로 스포츠의류 브랜드들은 피트니스, 러닝, 요가 등으로 상품을 세분화하고 각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특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브랜드가 입성하는 데 더해 국내 브랜드들도 애슬레저 트렌드 상품을 출시해 국내 스포츠의류 시장을 선점하려는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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