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에서 동물 학대를 이유로 3년 전 대법원이 중단시킨 인도식 투우(鬪牛) '잘리카투'를 허용하라며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18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타밀나두 주도 첸나이에서는 전날 밤부터 4천여 명이 마리나 해변에 모여 잘리카투 재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경찰의 해산 명령에 응하지 않고 이날까지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시민들의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내륙 마두라이 지역 알랑가날루르에서도 전날 같은 시위가 열려 당국이 밤샘 시위 참가자 200여 명을 체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몇몇 주민들이 대법원의 결정을 어기고 자체적으로 소규모 잘리카투 경기를 벌이기도 했다.
잘리카투는 넓은 운동장에 황소를 풀어놓고 수많은 장정이 맨손으로 달려들어 황소의 뿔과 등에 난 혹을 잡아 제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기로 타밀나두 주에서 매년 1월 추수 감사 축제 '퐁갈' 기간에 대규모로 열렸다. 잘리카투 옹호론자들은 이 시합이 2천 년 전부터 이어진 전통 경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시합 전 소를 흥분하게 하려고 많은 술을 먹이고 눈에 고춧가루를 바르는 등 동물 학대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2006년 경기 도중 참가자 3명이 황소에 들이받혀 사망하는 등 사고가 이어지자 대법원은 2014년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의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PETA)의 청원을 받아들여 잘리카투 시합을 금지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잘리카투 시합을 재개하려고 추진했지만, 대법원이 다시 잘리카투 시합중단을 명령하면서 성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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