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언론 "먀샤리포프, 답사 후 경계 허술한 클럽으로 장소 변경"
"39명 숨지게 한 살인마, 경찰에 '살려달라' 외쳐"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나이트클럽 총격테러 용의자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지령을 받아 당초 이스탄불 관광명소 탁심광장을 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IS가 작년 3월 폭탄공격에 이어 또다시 탁심 지역을 겨냥, 테러를 기도한 것으로 보인다.
새해 첫날 이스탄불의 유명 나이트클럽 '레이나'에서 총기를 난사해 39명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압둘가디르 마샤리포프(34)는 경찰 신문에서 IS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공격을 벌였다고 자백했다고 터키 일간 휘리예트가 18일 보도했다.
앞서 17일 와시프 샤힌 이스탄불주(州)지사는 마샤리포프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으며, 그의 지문이 클럽에서 발견된 총기에 남은 것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마샤리포프는 경찰 수사에서 IS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이번 총격을 벌였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1월 이란을 경유해 터키에 입국했다.
터키 중부 도시 코니아에 체류 중 IS 수도격 도시 락까에 있는 지도부로부터 탁심광장을 공격하라는 지령을 받았다.
탁심광장과 이어진 이스티클랄거리는 이스탄불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거의가 찾는 명소이자, 각종 집회가 열리는 시민운동의 상징적 장소다.
이러한 상징성 때문에 탁심광장과 이스티클랄거리는 테러공격 우려가 큰 곳으로 꼽힌다. 작년 3월 외국인 관광객 5명이 숨진 이스티클랄거리 폭탄테러 역시 IS 소행으로 추정됐다.
IS 지령에 따라 지난달 16일 이스탄불에 도착한 마샤리포프는 섣달그믐날밤 탁심광장을 답사하고 적당한 공격장소를 물색했다.
그러나 잇단 테러로 경계가 강화된 탁심광장에서는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 그는 탁심광장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이러한 상황을 IS 지도부에 보고했다.
그는 IS 전달책으로부터 공격장소를 변경하라는 지시를 받아, 택시를 타고 탁심광장을 벗어나 보스포루스해협 해안을 따라 이동하다 레이나를 발견했다.
마샤리포프는 경비가 허술한 레이나가 공격장소로 적당하다는 의견을 냈고, 전달책이 그의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종적으로 IS 지도부로부터 공격 승인명령을 받은 후, 이스탄불 제이틴부르누의 거처에서 무기를 가져와 39명을 살해하고 60여 명을 다치게 했다.
진술을 종합하면 이번 테러의 시기와 장소 선정부터 변경까지 전 과정에 락까의 IS 지도부가 개입했다는 것이다.
마샤리포프는 IS에 합류하기 전 이라크에 있는 알카에다 캠프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9명을 숨지게 한 무자비한 살인마는 은신처에 들이닥친 경찰에게 "죽이지 말라"고 외쳤다고 신문은 전했다.
총격 이튿날 이스탄불 바샥셰히르에서 교통경찰이 차량 뒷좌석에 탄 마샤리포프의 얼굴을 알아보고 검문을 하려 했으나 일당은 경찰을 향해 총기를 발사하고 도주했다고 한다.
터키 경찰은 이번 클럽 총격 수사 과정에서 에세니우르트, 실리브리, 바샥셰히르 등에서 IS 하부 조직 20개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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