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각료들, 잇달아 브렉시트 협상 난항 경고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이탈을 선언한 테리사 메이 총리의 발표와 관련해 '체리피킹'(Cherry Picking) 협상은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EU 회원국의 단결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파올로 젠틸리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이 분열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긴밀한 접촉들을 통해 이를 확실히 하겠다"며 나머지 회원국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EU 회원국 지위와 회원국으로서 누리는 특권의 불가분성을 강조하며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이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챙기는 '체리피킹'을 막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전에도 EU 역내에선 노동, 자본, 상품, 서비스가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4대 이동의 자유'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이 원칙이 보장되지 않으면 영국에 EU 단일시장 대우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메이 총리가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관한 분명한 인상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이 발언은 메이 총리가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를 공식 선언한 연설 이후 이뤄졌다. 메이 총리는 지난 17일 브렉시트 협상에 관한 정부 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에서 "EU 단일시장 회원국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대신 새롭고 대담한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EU 단일시장에 대한 최대한 접근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가 한 발언에 비춰볼 때 EU 회원국의 추가 탈퇴를 막기 위해서라도 메르켈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전망이다.
EU 회원국 정상과 각료들도 브렉시트 협상의 난항을 예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메이 총리에게 EU 회원국들이 영국에 "적대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협상은 "매우, 매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또 "우리도 영국과 공정한 거래를 원한다. 하지만 EU 입장에서도 공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영국의 EU 단일시장 탈퇴를 천명한 메이 총리의 발언과 관련, 4가지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단일시장 혜택도 없다는 점을 "마침내 이해하고 수용한 것 같다"고 평가하고, "협상에서 '고르고 선택하는'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했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 정상은 영국과 EU의 협조가 계속돼야 한다며 다소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베아타 시드워 폴란드 총리는 메이 총리를 세계대전 당시 영국을 진두지휘한 윈스턴 처칠에 비교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협상하는 동안에도 영국과 EU는 정상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회원국에 침착함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젠틸리니 이탈리아 총리도 ""EU는 영국과의 연대와 우정이라는 올바른 접근법 아래 이번 사안을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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