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성사시 세계 4위와 9위 해운사의 결합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의 최대 국영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COSCO)이 홍콩의 오리엔트 오버시즈 컨테이너 라인(OOCL)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은 COSCO가 오리엔트 측과 수개월 전부터 인수를 협의해왔고 현재 40억 달러(약 47조원) 규모의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리엔트 측은 COSCO 혹은 다른 입찰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이들 두 회사는 오는 4월부터 출범하는 세계 양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오션 얼라이언스의 일원이다. 이 동맹에는 세계 3위의 컨테이너 선사인 프랑스의 CMA GCM 과 대만의 에버그린도 참여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CMA CGM이나 에버그린도 입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들은 이에 대해 COSCO가 협상에서 앞서 가고 있어 입찰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COSCO는 2015년 12월 중국해운(CSCL)과 컨테이너 사업부를 합병해 세계 4위의 컨테이너 선사로 발돋움했고 최근 중국개발은행(CDB)과 260억 달러(약 30조원)의 장기 대출 계약을 맺어 충분한 인수 자금도 확보한 상태다.
COSCO가 오리엔트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이 회사의 영업조직과 선령이 낮은 선박들이 도움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리엔트는 세계 9위 해운사로 시장점유율은 2.8%이며 기업가치는 15억 달러(1조8천억 원)로 추산되고 있다.
30년 만에 최악인 불황을 맞은 해운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쟁에 불리한 군소 선사들이 대형 선사들에 속속 흡수되는 게 업계가 처한 현실이다.
CMA CGM은 2015년 12월 싱가포르의 넵튠 오리엔트를 인수했고, 독일의 하팍로이드는 걸프국가들의 공동 컨소시엄이 운용하는 아랍에미리트 해운(UASC)과 통합했으며 머스크 라인은 독일의 함부르크 쥐트를 수중에 넣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업계에서는 활로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오션 얼라이언스와 같은 해운동맹 결성움직임도 활발하다. 동맹의 회원사들끼리 선박과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리엔트와 같은 군소 선사들은 동맹에서 발언권이 없는 데다 수혜 폭도 가장 작다. 한 소식통은 "동맹 결성은 합병과 같은 더 견고한 관계로 향하는 발판"이라고 말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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