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신년하례법회 참석…"촛불민심은 따라야 할 하늘길"
"대선 닥쳤는데 제대로 준비도 못 하고, 위선적인 상황"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9일 자신의 일자리 공약을 놓고 재원조달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데 대해 "국가 재원을 늘리기 위해 조세 부담을 늘리고, 또 조세 부담을 어떻게 늘릴지에 대한 방안을 오래전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조계사에서 열린 한국불교지도자 신년하례법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변했다.
문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에 쏟아부은 예산 22조원만 해도 연봉 2천200만원짜리 일자리 100만개를 만들 수 있고, 지금 정부가 고용에 사용하는 예산 17조원 중 10조원이면 초임 200만원 공무원 50만명을 고용할 수 있다"며 "우리가 재정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재정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불교계 인사들과 차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출마 선언도 안 하고 광폭 행보하시는 것 아니냐"고 하자 "그게 큰일이다. 뭔가 좀 위선적인 상황 같다"며 "사실은 (대선이) 닥쳐와 있는데 제대로 준비할 수도 없고, 그런데 사실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다음 정부는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 과정 없이 국정에 임하는 어려운 상황으로 제대로 준비를 못 하면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며 "그에 대한 준비를 정치권이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신년하례법회 인사말에서 "지금 사회가 너무 혼란스러워 어렵다. 이럴 때 하늘을 보면 된다"며 "촛불을 든 국민의 마음이 하늘이며 우리가 따라가야 할 하늘길로, 정치도 정도(正道)로 가서 촛불민심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남 해남 대흥사에서 사법고시 공부를 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매주 한 번 절 아래에서 막걸리 한잔 마시고 밤늦게 암자로 오는데 칠흑 같은 밤길을 올라오다 걸핏하면 길을 잃었다"며 "문득 깨우친 게 하늘을 보면 길이 보였다. 길 양옆으로 나무가 빽빽해 열린 하늘만 보고 가면 무사히 올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작년 한 해는 나쁜 정치 때문에 우리 국민이 많은 고통을 겪었다. 새해는 정권교체의 해로, 좋은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한 해가 되길 빈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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