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엄기준 "차민호, 희대의 악인이지만 갈수록 불쌍"

입력 2017-01-19 16:29   수정 2017-01-19 17:05

'피고인' 엄기준 "차민호, 희대의 악인이지만 갈수록 불쌍"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2012년 방송된 SBS TV '유령'에서 섬뜩한 '괴물' 조현민을 연기했던 배우 엄기준이 다시 한 번 희대의 악역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1인 2역이다.

엄기준은 오는 23일 같은 채널에서 방송되는 '피고인'에서 살인도 거리낌 없이 하는 인물 차민호로 분한다. 차민호는 자신이 위기에 처하자 선량한 쌍둥이 형 선호를 죽여버리고 그로 위장하는 인물. 선호 역시 엄기준이 연기했다.

엄기준은 19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피고인'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의 캐릭터 민호에 대해 "희대의 악마라고 애기하는데 알고 보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불쌍한 놈"이라며 "불쌍하게 봐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포토타임에는 감정조차 없는 사이코패스 민호의 눈빛을 즉석에서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https://youtu.be/Tf5Vi3Z21Ck]



엄기준은 이번 역할을 맡은 배경에 대해 "우선 1인 2역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처음에 2명을 연기하는 것도 있지만, 민호가 선호 행세를 하면서부터는 민호와, 선호인 척하는 민호를 또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제 캐릭터는 '복합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캐릭터가 작품 안에서 살아 있으려면 목적과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며 "차민호는 형을 죽이고 형 역할을 하면서 사는데 자기가 얻고 싶은 걸 얻었지만, 점점 잃는 게 더 많아지고 목을 죄어오는 고통에 시달린다"고 덧붙였다.

다소 무거운 내용의 작품이지만 엄기준의 엉뚱한 유머감각으로 촬영장은 유쾌하고 즐겁다고 동료 배우들은 전했다.

엄기준은 드라마가 누명을 쓴 주인공 박정우(지성 분)의 절박한 투쟁을 그리다 보니 시청자들에게 답답하게 '사이다' 없이 '고구마'만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질문에도 "하이라이트 영상만 보셔서 그런데 감자도 드린다"고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국선변호사 서은혜 역을 맡은 권유리가 지성의 집에 초대돼 연기 조언을 받은 일을 얘기할 때는 "왜 나는 초대하지 않느냐"고 지성을 타박하기도 했다.

이에 극 중 민호의 아내로 나연희로 출연하는 엄현경은 "본인은 자신이 '아재개그'를 하는지 모르는데 아재개그를 좋아한다"며 "그런 점이 무거운 촬영장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해준다. 그런데 연기 조언을 좀 듣고 싶은데 개그만 해서 서운하긴 하다"고 웃으며 전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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