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남편 후광 업은 여성 지도자는 실패했다"

입력 2017-01-20 07:40  

"아버지·남편 후광 업은 여성 지도자는 실패했다"

"8명 중 2명만 성공"…신간 '세계 여성 정치 실록'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1955년 군사쿠데타로 축출된 아르헨티나 대통령 후안 페론은 망명지 파나마에서 이사벨 마르티네스라는 여자를 만나 결혼한다. 그는 1973년 대통령직에 복귀하지만 이듬해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부통령이던 부인이 대통령직을 이어받는다. 그러나 엄청난 인플레이션에 좌·우익간 갈등이 더해져 정국은 극도의 혼란에 빠진다. 결국 1976년 군부가 또다시 나서 대통령을 갈아치운다. 세계 첫 여성 대통령 이사벨 페론의 비운사다.

신간 '세계 여성 정치 실록'(프리윌 펴냄)의 저자 박영만씨는 "아버지나 남편의 후광을 등에 업고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된 경우는 거의 실패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각국의 대표적 여성 지도자 19명의 흥망을 되짚는다. 그리고 논평 대신 어떻게 권력을 잡았는지, 통치는 성공적이었는지에 따라 이들을 분류한다.

아버지나 남편을 계승한 지도자는 8명. 통치 성공률은 25%에 불과하다.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지도자는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딸 인디라 간디, 필리핀 상원의원 베니그노 아키노의 부인 코라손 아키노 정도다.





순전히 자기 실력으로 지도자 자리에 오른 8명은 100% 성공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마거릿 대처 총리(영국), 골다 메이어 총리(이스라엘),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칠레),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스리랑카), 헬렌 클라크 총리(뉴질랜드) 등이다.

아버지나 남편의 후광에 자신의 실력이 결합하면 성공률은 50%를 웃돈다. 세계 최초로 부부가 직선제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기록을 남긴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는 성공. 필리핀 대통령 디오스다도 마카파갈의 딸 글로리아 아로요, 니카라과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언론인 페드로 호아킨 차모로의 부인 비올레타 차모로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탄핵 위기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은 '후광 입은 여성 정치인'이 성공할 확률을 좀더 낮췄다. 출판사를 운영하며 민간 정치연구모임 'SJ정치포럼'에서 활동하는 저자는 "우리나라 최초 여성 대통령도 많은 기대를 안고 취임했지만 결과는 불미스러웠다. 앞으로 나올 여성 정치 지도자들에게 귀감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 책을 썼다"고 말했다.

272쪽. 1만5천원.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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