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겨냥 '여성 행진' 참가 희망자 급증

입력 2017-01-20 09:31  

트럼프 취임 겨냥 '여성 행진' 참가 희망자 급증

주최측 "反트럼프 시위 아니라 여성 정책의제 설정 중요성 당부 초당적 행사"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도널드 트럼프(70) 미국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워싱턴DC에서 대규모 집회 '여성 행진'(Women's March on Washington)을 준비 중인 여성단체가 "'반(反) 트럼프 시위'가 아니다"라며 행사 목적을 분명히 했다.

'전미여성기구'(NOW) 테리 오닐 회장은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공영방송(PBS)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개인을 겨냥한 행진이 아니다. 새 행정부에 여성과 소수계 관련 정책의제 설정의 중요성을 당부하기 위한 초당적 행사"라면서 이 행사를 '반 트럼프 시위'로 몰아가는 일각의 보도에 이의를 제기했다.

NOW를 비롯한 미국의 여성·환경·민권·노동 단체들은 트럼프 취임식 다음 날인 21일 워싱턴DC에서 '워싱턴 여성 행진'으로 이름 붙은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행사 조직을 주도한 유색인종 여성 4인방 중 한 명인 '뉴욕 아랍계 미국인 연합' 사무총장 린다 사소어는 "대통령 집무 첫날 수만 명이 워싱턴DC에서 시위를 벌이는 건 사상 처음일 것"이라며 "여성의 권리를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부조화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1963년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주도한 '워싱턴 행진'과 같은 평화 행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NOW를 비롯한 진보단체들은 트럼프의 정책 결정에 따라 여성과 소수계의 권리가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닐 회장은 가족 간호 휴가 보장·인종 표적 수사 중단·낙태 및 출산통제 권리 확보 등을 트럼프 행정부에 당부할 주요 이슈로 꼽았다.

'워싱턴 여성 행진'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19일 오후 현재 21만여 명이 참석 의사를, 25만여 명이 참석 가능성을 표현한 상태다. 워싱턴DC 경찰은 최대 40만 명이 운집할 것에 대비해 치안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뉴욕·로스앤젤레스·시카고 등 미국 50개 주 250여 개 도시에서도 같은 날 동조집회가 추진되고 있다.

'시카고 여성 행진' 조직위는 참가 희망자가 이틀 새 2배 이상 뛴 5만 명 이상으로 늘어나 당국에 행진 경로 변경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시카고 시는 이날 참가자들이 집결하는 그랜트파크 인근 도로를 폐쇄하기로 했다.

로스앤젤레스 행진 참가 희망자 규모는 7만여 명, 뉴욕 5만여 명, 애틀랜타 1만여 명 등이며, 그 외 도시에서도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여성이 동참 의향을 표현했다.

NBC방송은 레바논 베이루트·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핀란드 헬싱키·프랑스 파리·일본 도쿄 등 전 세계 600여 개 도시에서 총 130만 명이 동조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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