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매체 보도…'고난의 행군기' 발육장애 부작용
"10명 제대하면 8명 입대…당국, 불시에 학교 찾아 체력시험"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북한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의 여파로 병사 징집에 차질을 빚자 병력 누수를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했다고 UPI통신이 일본 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북한의 소식통은 아시아프레스에 "북한의 군사동원부가 최근 학교를 돌아다니며 징집대상인 학생들을 상대로 신체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징병절차는 통상적으로 봄에 시작한다.
하지만 최근 병역기피 사례가 급증하면서 북한당국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올해는 이례적으로 연초부터 징집을 시작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부모들이 자녀의 입대를 막기 위해 뇌물을 쓰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을 언급하며 "북한당국이 부모들이 미리 손을 쓰지 못하도록 신체검사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프레스는 "현재 북한에서 군인 10명이 제대하면 오직 8명만이 충원돼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실태를 소개했다.
북한이 이렇게 징집에 차질을 빚는 원인으로는 1990년대 후반 북한에서 수백만 명이 굶어 죽던 시기가 지목되고 있다.
북한은 당시 가뭄과 홍수로 대기근에 시달렸는데 북한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고난의 행군'으로 부르고 있다.
이에 1990년대 태어난 20대들은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발육이 좋지 않아 체력이 매우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령대가 징집대상이 되면서 북한이 징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군인들은 식량 부족이나 배급되는 불량식품 탓에 종종 영양실조에 시달린다며 최근 탈영이 빈번해졌다고 보도했다.
작년 12월에는 북한 국경경비대에 '김정은의 선물'이라고 이름으로 썩은 생선 등 불량식품이 공급돼 식중독으로 인한 집단 설사병이 유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남성의 의무복무 기간을 13년으로 규정한 북한은 징병제를 시행 중인 국가 중 군 복무기간이 가장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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