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임 대통령 떠보기 무력 도발 사례 많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북한의 도발 여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과 관련한 경고음이 한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그동안 미국에서 중요한 행사가 열리는 시점을 노려 도발을 감행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미국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북한이 수일 또는 수주 안에 새로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준비할지도 모른다며 미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그들(북한)이 뭔가를 한다면 (핵무기) 운반 시스템보다는 트럼프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정말 그(트럼프)를 찔러보길 원한다면 지금 곧바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도 북한의 ICBM 발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의 한 관계자는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수뇌부가 결심하면 언제 어디서든 발사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트럼프 취임에 맞춰 ICBM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평안북도 방현비행장 등 대북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ICBM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 2기를 북한이 제작한 정황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며 위협 수준을 높였다.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CNN에 북한이 며칠 안에 ICBM 발사를 하는 게 "매우 있을 법한 일"이라고 말했다.
란코프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김정은의 '핵무기 위협' 신년사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대응한 만큼 "(미사일) 발사는 (미국 입장에서) 심각한 모욕"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도 솔솔 나오는 상황이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에서 플루토늄 생산용 원자로의 가동을 재개할 조짐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사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은 전날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영변 핵단지의 차량 활동이 활발하고 원자로 시설의 열 방출 흔적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미 당국의 북한 도발 경고는 북한이 그동안 미국 신임 대통령을 겨냥한 무력 도발 카드를 종종 내밀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 60년간의 북한 행동 패턴을 분석한 결과 "북한 지도자들은 미국 선거 즈음해 긴장을 고조시키려 시도해왔다"며 특히 최근 몇 년간 그런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감행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6일 북한이 기습적인 4차 핵실험을 했을 때는 김정은의 생일(1월 8일)을 앞두고 '생일맞이 축포'를 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북한이 이번엔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맞아 'ICBM 축포'로 트럼프 당선인 떠보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란코프 교수는 "이전 행동들을 봤을 때 북한은 미국 새 대통령을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깜짝 행동으로 맞기를 좋아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kong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