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올봄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존의 양강구도를 뒤흔들며 등장한 '다크호스' 에마뉘엘 마크롱(39)이 온라인으로 총선 출마 후보자를 모집하는 파격적인 정치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마크롱의 이런 시도는 오는 4~5월 치러지는 대선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소속 정당의 의석수가 적어 정국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마크롱은 지난해 4월 자신이 창립한 '앙마르슈'(En Marche) 정당 소속으로 6월 총선에 출마할 후보자를 온라인으로 모집중이다.
프랑스 총선은 대선이 끝난 때부터 한달 가량 지난 6월께 치러진다.
좌파와 우파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중도 성향을 강조하는 마크롱은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을 제외한 다른 정당 인사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체 후보 중 최소한 절반은 정치권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새로운 얼굴'로 채울 계획이다.
또 전체 577석을 선발하는 이번 총선에서 모든 지역구에 빠짐없이 후보를 내겠다고 밝혔다.
마크롱은 일각의 우려처럼 총선이 치러지기도 전 정치적 계산 하에 다른 정당과 합당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그 어느 정당과,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겠다"면서 "나라를 가로막는 밀실 협약에서 벗어나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낸 마크롱은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무명정치인이었으나 작년 11월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젊은 피'라는 평가를 받으며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중도우파 공화당과 좌파 사회당 등 기성 정당에 대한 반감 속에 새로운 얼굴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져서다.
사회당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냈는데도 사회당에 끝내 가입하지 않을 정도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이미지가 표심을 흔들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그가 선거 유세를 위해 찾는 곳마다 인파들이 몰려든다.
또 여론 조사에선 지지율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며 1, 2위를 놓고 다투는 공화당의 푸랑수아 피용 전 총리와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FN 대표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이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발표한 대선 1차 투표 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르펜 대표의 지지율은 25~26%로 나타났다. 피용 전 총리의 지지율은 23~25%였다.
두 후보의 지지율은 사회당 후보 경선에서 마뉘엘 발스 전 총리와 브누아 아몽 전 교육장관, 아르노 몽트부르 전 경제장관 중 누가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마크롱은 두 후보의 뒤를 이어 19∼21%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사회당에서 몽트부르나 아몽이 대선 후보로 출마한다면 지지율이 21%까지 높아져 르펜 및 피용 후보와의 표 차이가 줄어든다.
프랑스 대선은 1차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득표자로 2차 투표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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