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검토, 사드·오너 리스크 우려 희석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검토 발표에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커졌다.
그 덕분에 롯데쇼핑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주가가 20일 동반 상승 중이다. 지주사 전환검토라는 호재가 사드 배치와 특검 수사확대에 따른 오너 리스크라는 악재보다 시장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1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은 전 거래일보다 6.93% 오른 23만1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롯데제과는 14.65% 급등한 20만3천500원에, 롯데칠성은 4.61% 오른 147만6천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롯데푸드 역시 4.14% 오른 65만4천원에서 거래 중이다.
롯데 계열사들의 동반 상승은 롯데 측이 전날 장 마감 후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공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으로 대기업들의 '오너 리스크'가 일부 해소됐다는 전망에다가 '지주사 전환' 호재까지 겹쳐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계열사 네 곳은 공시를 통해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분할, 합병, 분할합병 등을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되면 신동빈 회장의 한국 롯데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되고 주요 계열사들의 기업공개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16개에서 67개까지 줄어든 롯데그룹 순환출자 고리 가운데 54개가 호텔롯데-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상사-한국후지필름-롯데쇼핑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 등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합병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면서 동시에 합병회사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다른 한편으로는 호텔롯데를 상장시킴으로써 일본 롯데그룹의 지분율을 낮추면서 한국롯데를 독립적인 구조로 운영하기 위한 지배구조 변환이 일어날 것"이라며 "결국 호텔롯데 투자회사와 롯데쇼핑 투자지분이 주축이 된 지주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신 회장이 지배력을 확대하고 한국롯데의 확실한 오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관련 수혜주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을 꼽았다.
신한금융투자도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긍정적 기대감이 상승했다며 롯데쇼핑에 대한 투자의견을 '단기매수'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도 24만원에서 2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희진 신한금투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전날 공시를 통해 지주회사로의 체제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보유 자회사들의 기업공개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롯데의 '지주사 전환' 이슈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 제공 등 악재도 떨쳐냈다.
장 개장에 앞서 롯데그룹이 지난해 국방부와의 합의한 대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주가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롯데그룹주는 지난달 초 중국 당국이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의 중국 내 계열사를 상대로 전방위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에 동반 하락세를 보이는 등 영향을 받아왔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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