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지배하는 '극단적 중도파'…이에 맞설 대안은

입력 2017-01-20 10:34  

세계를 지배하는 '극단적 중도파'…이에 맞설 대안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세계 곳곳에서 기성 정치에 분노한 민중들의 목소리가 선거를 통해 분출되면서 기존 정치의 지형이 흔들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영국인은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고 재정 위기에 놓인 그리스에서는 급진좌파세력인 시리자가 집권당이 됐다.

파키스탄 태생의 정치운동가인 타리크 알리는 '극단적 중도파'(오월의봄 펴냄)에서 이런 흐름이 세계를 지배하는 '극단적 중도파'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가 말하는 '극단적 중도파'는 신자유주의를 수호하는 정치세력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체제에 봉사하면서 스스로를 재생산하는 겁 많고 고분고분한 정치인'들이다.

냉전 시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두 축이 있었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자본주의의 독주가 시작됐다. 자본주의가 세계를 휩쓰는 상황에서 유럽의 사회민주주의는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자본주의를 닮아가기 시작했다.

세계를 지배한 자본주의는 경제 안정이나 완전 고용, 지속적인 성장, 사회적 평등 등을 구현하는 데 실패했고 '극단적 중도파'가 득세한 서구는 이제 '민주주의의 황혼'을 고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책의 관점에서는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영국의 신노동당과 보수당(토리당), 스웨덴의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 모두 별 차이가 없는 '극단적 중도파'들이다.

대안은 무엇인가. 저자는 대중운동과 민중집회, 이를 위한 정당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책은 쿠바 혁명의 유산을 물려받은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같은 남미의 좌파들이 벌이는 새로운 실험들에 주목한다.

비록 이들 좌파의 시도가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극단적 중도파'들이 득세한 유럽과 세계의 여러 다른 나라들에 신자유주의보다는 훨씬 더 나은 모델을 주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흐름은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반(反)긴축 극좌정당인 포데모스(Podemos)가 제3당으로 부상했고 그리스에서는 시리자가 집권당이 됐다. 2014년 스코틀랜드에서는 비록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급진적인 독립운동세력이 상당한 지지를 얻었다.

저자는 "위험은 좌파도 우파도 아니라 자본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목소리를 내는 주류 원내정당들, 즉 극단적 중도파로부터 대두했다"면서 "(포데모스, 시리자 등)이 모두는 극단적 중도파에 도전하고 어쩌면 이를 격퇴할 수도 있을 새로운 형태를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석준 옮김. 284쪽. 1만4천800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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