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퇴장' 오렌지카드 도입, 공식 출전횟수 60경기로 제한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축구경기 규칙이 혁명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 부분 최고 책임자인 마르코 판 바스턴(Marco van Basten) 기술개발위원장이 18일 AP통신 등 일부 언론에 축구 규칙개정시안을 공개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0일 전했다. 네덜란드 국가 대표팀 출신인 판 바스턴은 작년 9월 FIFA 기술개발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시안은 오프사이드 제를 폐지하고 전·후반으로 나누어 치르는 현재의 경기방식 대신 4쿼터 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파울을 범한 선수를 럭비경기처럼 10분간 퇴장(sin bin)시키는 오렌지카드를 도입하고 선수의 공식 출전경기 수를 60게임 정도로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연장전을 폐지하고 승부차기를 도입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규칙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경기규칙을 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판 바스턴이 공개한 시안에 대해 AP통신은 "논쟁을 부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인 스포르트 신문은 "혁명적", 영국 선지는 "기괴한" 시안이라고 각각 평했다.
시안의 내용중 특히 오프사이드 폐지가 논쟁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1925년 도입된 현행 규칙은 공격 측 선수가 상대편 마지막 수비라인 뒤에서 상대편 골키퍼와 1대 1이 되는 위치(오프사이드 포지션)에서 후방으로부터 패스받는 걸 반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이 폐지되면 포워드는 오프사이드 포지션을 신경 쓰지 않고 경기를 할 수 있게 돼 상대 골대 앞에 계속 머무는 것도 가능해진다. 반면 수비 측은 오프사이드 작전 등을 구사할 수 없게 된다.
판 바스턴은 규칙개정을 제안한 건 축구를 더 매력 있는 경기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축구는 9~10명의 선수가 골대 앞을 지키는 핸드볼 경기 같이 돼버려 좁은 공간에서 경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득점이 어렵다"는 것이다. '오프사이드' 없이 경기하면 골이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판 바스턴은 "필드하키의 경우 오프사이드 제가 폐지됐지만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이 과로에 내몰리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출전하는 경기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최대 75경기 정도의 공식시합에 출전하기 때문에 6월에 큰 대회가 있어도 최고의 경기를 할 수 없다"는 것. 공식경기 출전횟수를 60경기 정도로 제한하고 연장전을 폐지해 선수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더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스널팀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오프사이드느 팀 스포츠의 큰 특성인 일체감과 지성을 필요로 한다"며 폐지에 반대했다.판 바스턴은 "많은 사람이 반대할 것"이라고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축구발전을 위한 논의를 촉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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