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孫 등 중도그룹, 潘과 거리두기…2월 정치권 빅뱅설도
국민의당, 손학규·정운찬에 연일 구애 공세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간의 연대설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귀국 후 광폭 행보를 벌이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주춤거리자 안 전 대표 등 중도성향 그룹으로 시선이 조금씩 이동하는 형국이다.
특히 반 전 총장이 최근 '우클릭' 행보를 보이자 정체성이 야권인 국민의당과 손 전 대표는 반 전 총장과 점점 거리를 벌리며 공통분모를 넓혀가고 있다.
자연스럽게 야권의 제3지대에선 반 전 총장 측이 내세운 '빅텐트론'보다는 국민의당 중심의 '빅텐트론'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연대설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더구나 손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정치적 세력이 약하기 때문에 국민의당과 어떠한 형태로든 손잡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안 전 대표 입장에서도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일대 일 구도를 만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들과의 연대는 필수적이다.
이들을 상대로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온 국민의당은 최근 더욱 노골적으로 영입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국민의당 합류설과 관련해 "본인 판단 아니겠는가.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국민의당은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전날 정 전 총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정 전 총리의 동반경제성장과 국민의당의 공정성장은 맥을 같이 한다"며 "정 전 총리는 열려있는 분이고 국민의당도 열린 정당이다. 반드시 우리 국민의당에 오셔서 꼭 한 번 겨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천정배 전 대표와 박주선 국회 부의장, 정동영·조배숙·김성식 의원 등 국민의당 주요 인사들이 대거 몰려가 국민의당 행사를 방불케 했다.
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손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정체성은 우리 당과 비슷하다"면서 "국민의당에서 함께 세게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 측은 오는 22일 개최하는 국민주권개혁회의 발대식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합류 결심을 굳혔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선 공식 입장을 통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미 중인 손 전 대표는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행보에 대해서는 "왜 저러나 싶은 생각이 든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반 전 총장이 설 전에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그러자'고 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과 선을 긋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반 전 총장에 대해 아직 여지를 남겨놓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재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낮은 형국이다. 손 전 대표 측은 2월 말 정치권에 '빅뱅'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대비하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면 국민의당과 통합이나 세력 간 연대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 김한길 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및 호남 일부 중진들과도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입당해 경선을 해볼만하다는 주장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 전 총리 측은 국민의당의 적극적인 구애에 싫지 않은 표정이다. 국민의당에 입당해 경선을 치르거나, 정 전 총리가 내세우는 '동반성장'을 정치세력 간 연대의 고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의 행보도 주목된다. 김 전 대표가 독자적으로 제3지대 구축에 나서 실질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경우 새로운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지만, 아직은 미지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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