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 취임식 환호…이웃국 대선불복 대통령 축출작전 착수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감비아 현직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하면서 새 대통령 취임식이 세네갈에서 열리는 등 정국 혼란이 계속되지만 감비아 국민들은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뜬 상태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승리한 야권 지도자 아다마 바로우는 이날 감비아가 아닌 인근 국가 세네갈의 자국 대사관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이로써 이들에게는 1994년 야흐야 자메 대통령이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지 23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질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온 것이다.
다만 자메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 지난 17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대통령 취임식이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등 정국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자메 대통령은 자신의 퇴임을 하루 앞둔 전날 자신의 임기를 3개월 연장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감비아 곳곳에선 방송 등으로 새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본 지지자들이 삼삼오오 길거리로 몰려나와 정권교체를 축하했다.
특히 이웃 국가들이 자메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 요구와 함께 불이행시 무력 개입을 경고하고 나서자 이전보다 더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
이와 관련, 감비아 군사령관이 바로우 지지자들과 어울려 길거리에서 춤추는 모습도 포착됐다.
사람들은 신임 대통령 지지하는 내용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오는가 하면 자메 대통령을 수레에 태워 내보내는 캐리커처를 그려 온라인상에 올렸다.
한 남성은 "자메의 게임은 끝났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나오는 등 국민들이 이전과는 다른 미래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앞서 세네갈, 나이지리아, 가나 등으로 이뤄진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정권 이양 기한을 19일 자정으로 제시했으나 자메 대통령 측이 이를 거부하고 버티기에 들어가자 세네갈군을 포함한 서아프리카 연합군은 감비아로 진입했다.
감비아 정부군의 규모는 900명 정도로 서아프리카 연합군에 저항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자메 대통령도 무력 충돌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