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략적 이익공유 이웃"으로 의도적 격하
아베, 연설서 한일위안부 합의 겨냥 "국제약속 지켜라" 촉구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일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지금까지의 양국 간 국제약속, 상호신뢰를 쌓아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시대의 협력관계를 심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참의원 본회의에서 가진 올해 시정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한국에 대해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표현을 사용한 뒤 "새로운 시대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확실하게 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시정연설은 재작년 말 위안부 관련 한일 합의 이후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아베 총리는 당시 "한국과는 작년 말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확인하고 오랜 현안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베의 올해 시정연설에서 주목되는 것은 '양국 간 국제약속'을 새롭게 거론했다는 점이다.
이는 재작년말 한일 위안부 합의를 둘러싸고 한국 내에서 제기되는 파기론과 최근 지속되는 한일 간 '소녀상 갈등' 등을 의식한 표현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난 연말 부산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데 반발해 지난 9일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귀국시켰다.
이런 가운데 시정연설에서 '국제약속'을 거론함으로써 이를 통한 상호신뢰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일본이 한일 관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미래지향적' 관계를 강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가 올해로 3년째 한국에 대해 '기본적 가치 공유'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2013년 시정연설에서 그는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로 언급했고 2014년에도 비슷한 표현을 했지만 2015년부터는 '가치 공유' 부분을 뺐다.
'전략적 이익'은 '가치 공유'보다는 관계의 수위가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시정연설에서 '전략적 이익을 공유한다'는 표현을 새롭게 넣은 것은 양국 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양국 간에 과제가 남아있다는 점을 크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일본 정부는 2015년부터 외무성 홈페이지에서도 '한국과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은 명기하지 않았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올해 한일중 정상회의를 우리나라(일본)에서 개최해 경제, 환경, 방재 등 폭넓은 분야에서 지역 차원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3국 정상회의에 대한 추진 의사를 재차 밝혔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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