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송무담당관에 삼성 출신 변호사 내정 '없던 일로'

입력 2017-01-20 14:46   수정 2017-01-20 21:03

공정위 송무담당관에 삼성 출신 변호사 내정 '없던 일로'

송무담당관에 김의래 전 대법원 재판연구원 임명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송무담당관에 인사혁신처가 1순위로 추천한 삼성 출신 변호사가 아닌 2순위로 추천한 내부 직원을 임명했다.

대기업들과 송사가 많은 공정위 특성을 고려할 때 소송 업무를 담당하는 송무담당관에 대기업 출신 변호사를 임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개방직인 신임 송무담당관에 김의래 전 대법원 재판연구원을 임명했다고 20일 밝혔다.

김 송무담당관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2년부터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 카르텔총괄과 등에서 근무했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송무담당관 1순위 후보로 삼성SDI[006400]의 사내 변호사를, 2순위로 공정위 내부 직원인 김 송무담당관을 추천했다.

공정위가 개방직에 인사혁신처가 2순위로 추천한 후보를 임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공정위는 인사혁신처가 삼성 출신 변호사를 송무담당관으로 추천한 것에 대해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견지해왔다.

대기업 출신 변호사가 대기업과 소송을 벌여야 하는 송무담당관 직을 맡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소송 전략 등 내부 민감한 정보들이 자칫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최근 공정위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1조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퀄컴이 소송전을 공언한 상황에서 삼성 출신 변호사의 송무담당관 임명은 자칫 통상 분쟁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퀄컴과의 소송전을 주도할 송무담당관에 퀄컴과 경쟁 관계에 있는 삼성 출신 변호사가 임명되면 자칫 공정위와 삼성이 유착돼있다는 오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5일 "기업의 사내변호사를 오래 한 사람이 송무담당관을 하는 것이 무리가 있다"라며 인사혁신처의 대기업 출신 변호사 추천에 대해 이미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roc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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