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년만에 폐업 美서커스단…'실직' 동물들은 어쩌나

입력 2017-01-21 11:01  

146년만에 폐업 美서커스단…'실직' 동물들은 어쩌나

호랑이 18마리·낙타·캥거루 등 문제…수용시설 없어 방치되기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146년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유명한 서커스단 '링링 서커스'가 5월 폐업을 결정하면서 직장을 잃게 된 이들 중에는 400명의 단원뿐 아니라 수십 마리의 동물들도 있다.






이 서커스 무대에 서온 사자·개 등은 조련사들이 직접 소유한 동물인 터라 괜찮지만, 호랑이·캥거루·말·낙타 등은 링링 서커스 제작업체인 펠드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터라 이들의 거취가 문제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링링 서커스는 동물 쇼, 공중 곡예로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TV,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점점 밀려났다가 지난해 링링 서커스의 상징과도 같던 코끼리 쇼가 동물 학대 논란 끝에 중단되자 관객 수 급감으로 위기를 맞았다.

이미 떠난 코끼리 외 남은 동물들은 마지막 공연을 마치면 동물원이나 일반 가정으로 향할 수도 있지만, 예전 사례를 보면 서커스 동물들 상당수는 미 전역에 산재한 동물보호소로 보내지고 있다. 이런 보호소의 질은 천차만별이다.






펠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티븐 페인 대변인은 아직 동물들이 지낼 거처를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어디든지 "우리의 높은 기준에 부합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링링 서커스가 보유한 호랑이 18마리와 곰처럼 넓은 땅과 상당량의 음식, 적절한 수준의 울타리가 있어야 하는 대형 육식동물은 말, 캥거루와 달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WP는 지적했다.

이번 달에만 콜로라도에서 폐업한 보호소에서 버려진 호랑이 8마리를 맡은 동물보호단체 공연동물복지협회(PAWS)의 에드 스튜어트 회장은 "이(링링) 호랑이들에게 집을 찾아주는 일을 돕겠지만, 모든 합법 보호소에는 현재 호랑이가 들어갈 만한 자리가 없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링링 서커스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에 쉽게 동원됐다가 관리되지 못해 야생에 방치되거나 마땅한 집을 찾지 못한 대형 동물의 문제는 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때 일반인들도 새끼 곰을 애완동물로 입양했으며 일부 동물원이나 보호소는 방문객들이 이런 대형 동물을 만져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활용했다.

그러나 관광·엔터테인먼트 동물 사용 관련 법규가 엄격해지고 시장이 작아져 '활용도'가 떨어지자 이런 동물들은 집과 일터를 동시에 잃었다. 이들이 향할 제대로 된 보호소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미 전역에 이런 식으로 존재하는 호랑이는 5천∼1만마리로, 야생 호랑이 수보다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스튜어트 PAWS 회장은 PAWS의 지붕 아래 보호받는 동물들은 소유주를 전전하며 사연 많은 삶을 살아왔다면서 "이들은 평생 애완동물, 길거리 동물원 동물, 서커스 동물 중 하나인 삶을 살았다"며 "그저 상품일 뿐"이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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