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 '클릭나눔프로젝트'…"클릭당 100원씩"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지난해 10월, 수도권의 한 연립주택에서 A(30대·여)씨가 남편의 흉기에 얼굴과 팔 부위를 수차례 찔려 크게 다쳤다.
A씨는 또 남편이 휘두른 둔기에 온몸을 얻어맞아 양팔이 부러지기까지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 남편을 붙잡아 구속했지만, A씨는 10시간이 넘는 수술을 받는 등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다.
A씨가 남편의 폭행에 시달린 것은 무려 15년 전부터였다.
음식점, 주유소 등에서 일하다 관두기를 반복하던 남편은 틈만 나면 화가 난다는 이유로 A씨를 폭행했다.
폭행 강도가 세지자 A씨는 세 자녀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 별거했으나, 남편은 이곳까지 찾아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몸보다 생계가 더 큰 걱정이었다.
A씨는 경제적 능력이 없어 월세조차 제때 지불하지 못했고, 전기와 수도가 끊기는 등 어렵게 살아왔다.
더구나 언어발달 장애가 있는 10살 아들을 포함한 A씨의 세 자녀를 돌볼 사람은 노모뿐이었다.
사건 발생 후 경찰은 범죄 피해자인 A씨를 지원하는 데에 적극 나섰다.
경찰은 코바 피해자 지원협회 및 지자체가 실시하는 심리상담, 스포츠 강좌, 방과후 수업 등에 A씨 자녀들을 참여시켜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왔다.
또 검찰 피해자보호지원 법무 담당관에게 A씨 피해 사례를 알려 치료비, 생계비, 학자금 등 1천여만원의 지원금을 받도록 연계했다.
경기도 모 경찰서 피해자보호전담 김영빈 경사는 "피해자는 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라 노모와 상담해 피해자와 그 자녀들이 위기 상황에 있음을 파악했다"며 "3개월째 각종 지원을 하고 있으며, 다행히 피해자는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같은 사연을 접수, '클릭나눔 프로젝트'를 통한 추가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클릭나눔 프로젝트란 2015년 중순 범죄 피해자를 돕기 위해 시작한 소셜 펀딩이다.
경찰은 범죄피해 보호사례를 카드뉴스 형식으로 만들어 공식 페이스북(facebook.com/gyeonggipol)에 게재하고, 누리꾼 반응에 따라 후원금을 지원한다. 누리꾼이 '좋아요'를 클릭하면 후원금이 100원씩 올라가는 방식이다.
한국난방공사와 SK 하이닉스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각 1천만원씩 후원키로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범죄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클릭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누리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범죄 피해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최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 남편에 대해 징역 12년 형을 선고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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