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특위로 공 넘긴 충북 행복교육지구 사업 운명은
새누리 "예산 전액 삭감" vs 민주 "원안 처리" 충돌할 듯
"정쟁만 하나"…비판 의식해 부분 삭감 '타협' 가능성도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오는 23일 열리는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지역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의회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반대로 사실상 '반쪽'이 난 행복교육지구 사업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도 교육청은 지역 특색에 맞는 교육사업을 자치단체와 함께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에 15억8천만원을 편성했다.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지난해 연말 본예산 심사에서 삭감된 사업을 위해 조기 추경을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예산 전액 삭감을 추진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하자 지난 17일 열린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7억8천만원을 삭감하고, 8억원만 통과시켰다.
문제는 절반가량 살아 남은 이 예산이 예결특위에서 통과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예결특위가 낼 수 있는 결론은 세 가지다.
우선 도 교육청이 편성한 예산을 원안대로 처리하는 것이다. 또 교육위원회의 심의 결과대로 부분 승인을 하거나 예산을 전액 삭감할 수 있다.
민주당 도의원들은 도교육청이 애초 편성한 원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한 도의원은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서는 이 사업을 시범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자 전면적인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며 "행복지구 사업은 교육청과 자치단체 등 지역 사회가 공동 노력해 교육발전을 끌어낼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교육사업을 놓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사업인지를 검토하지 않은 채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새누리당 도의원들의 기류를 볼 때 원안 처리 가능성은 작다. 오히려 예산 전액 삭감 카드를 다시 들고나올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작년 12월 예결특위에서 전액 삭감한 사업을 심사숙고 없이 다시 상정한 것은 의회를 경시하는 처사"라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의원은 "이 사업에 참여할 지자체가 매칭 예산도 세우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강행하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매칭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는 참여조차 못 하는 상황인데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결국, 행복교육지구 사업비 심의를 놓고 예결특위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예산 전액 삭감을 막을 길이 없다. 예결특위 13명 가운데 새누리당은 8명, 민주당은 5명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예산 심사에서도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이 예산을 예결특위가 전액 삭감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새누리당은 '진보 성향' 김병우 교육감의 핵심 사업에 대해 번번이 발목을 잡는다는 '후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충북 학교학부모연합회 등은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새누리당의 예산 삭감 입장은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으로 재단한 정치적 접근"이라고 지적하는 등 교육위원회의 예산 삭감 이후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 상임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는 형식으로 일부 예산만 삭감하는 방향으로 봉합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도의회의 한 관계자는 "여야를 떠나 도의회가 각종 사안을 놓고 마찰을 빚는 모습을 도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일단 일부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한 뒤 성과를 따져보자는 식으로 합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w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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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예산 전액 삭감" vs 민주 "원안 처리" 충돌할 듯
"정쟁만 하나"…비판 의식해 부분 삭감 '타협' 가능성도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오는 23일 열리는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지역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의회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반대로 사실상 '반쪽'이 난 행복교육지구 사업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도 교육청은 지역 특색에 맞는 교육사업을 자치단체와 함께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에 15억8천만원을 편성했다.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지난해 연말 본예산 심사에서 삭감된 사업을 위해 조기 추경을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예산 전액 삭감을 추진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하자 지난 17일 열린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7억8천만원을 삭감하고, 8억원만 통과시켰다.
문제는 절반가량 살아 남은 이 예산이 예결특위에서 통과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예결특위가 낼 수 있는 결론은 세 가지다.
우선 도 교육청이 편성한 예산을 원안대로 처리하는 것이다. 또 교육위원회의 심의 결과대로 부분 승인을 하거나 예산을 전액 삭감할 수 있다.
민주당 도의원들은 도교육청이 애초 편성한 원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한 도의원은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서는 이 사업을 시범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자 전면적인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며 "행복지구 사업은 교육청과 자치단체 등 지역 사회가 공동 노력해 교육발전을 끌어낼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교육사업을 놓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사업인지를 검토하지 않은 채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새누리당 도의원들의 기류를 볼 때 원안 처리 가능성은 작다. 오히려 예산 전액 삭감 카드를 다시 들고나올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작년 12월 예결특위에서 전액 삭감한 사업을 심사숙고 없이 다시 상정한 것은 의회를 경시하는 처사"라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의원은 "이 사업에 참여할 지자체가 매칭 예산도 세우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강행하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매칭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는 참여조차 못 하는 상황인데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결국, 행복교육지구 사업비 심의를 놓고 예결특위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예산 전액 삭감을 막을 길이 없다. 예결특위 13명 가운데 새누리당은 8명, 민주당은 5명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예산 심사에서도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이 예산을 예결특위가 전액 삭감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새누리당은 '진보 성향' 김병우 교육감의 핵심 사업에 대해 번번이 발목을 잡는다는 '후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충북 학교학부모연합회 등은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새누리당의 예산 삭감 입장은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으로 재단한 정치적 접근"이라고 지적하는 등 교육위원회의 예산 삭감 이후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 상임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는 형식으로 일부 예산만 삭감하는 방향으로 봉합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도의회의 한 관계자는 "여야를 떠나 도의회가 각종 사안을 놓고 마찰을 빚는 모습을 도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일단 일부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한 뒤 성과를 따져보자는 식으로 합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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