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으로 가격 안정" vs "수입 효과 일시적"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미국산 계란이 들어오면서 계란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그러나 계란 가격이 계속 안정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치솟던 계란값이 주춤하고는 있지만 수입 물량이 애초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쳐 여전히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급등하던 계란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20일 9천285원으로 전날(9천357원)보다 0.8% 하락했다.
계란 가격은 지난 13일 37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으며, 19일에도 전날보다 1.5% 내렸다.
최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이틀 연속 하락은 처음이다.
최근 고점인 12일 9천543원과 비교하면 일주일여만에 가격이 2.7% 내렸다.
여전히 한판에 9천원을 웃도는 비싼 가격이지만 일단 끝이 보이지 않던 폭등세는 잡힌 셈이다.
AI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데다 외국산 계란 수입이 본격화되면서 치솟던 계란값도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산 계란은 지난 14일 국내에 도착했으며, 이 물량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유통된다.
AI 신규 의심 신고는 지난 15일 이후 닷새째 0건을 기록했다. 방역대 해제 대상 지역도 속속 나오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이동이 제한됐던 지역에서 물량이 풀리기 시작했고 수입 계란 때문인지 유통 물량도 늘어난 것으로 안다"며 "가격이 안정되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공급이 다소 원활해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계란 수입 소식에 심리적인 영향 등으로 계란 가격 인상이 멈췄는데 오름세는 어느 정도 진정된 것으로 본다"며 "수입 계란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괜찮으면 수입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수입 결정에 일시적으로 상승세가 꺾였지만 부족분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앞서 설 전까지 신선란 1천500t(2천500만개)이 수입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수입이 확정된 계란은 총 420t가량(약 600만여 개)에 불과하다.
당국은 추가로 수입을 추진 중인 업체가 몇 군데 있다고 전했지만 검역 기간 등을 고려하면 설 전에는 유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항공 운송과 보관 등에 드는 비용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떨어지고, 수입 계란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기 때문에 수입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또 한국으로 수출이 시작되면서 미국 현지 계란 가격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계란 수입으로 그동안 묶여있던 물량이 풀리는 효과가 나면서 가격이 안정되는듯하지만 계란 가격이 하락세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엄청난 물량이 들어올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제 수입 물량은 미미하며 직접 수입도 검토한다던 정부 수입 물량도 전혀 없다"며 "수입업체들도 수입을 꺼리고 있어 추가 수입 물량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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