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95명 체포…일몰 이후에도 소규모 연좌시위 이어져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일인 20일(이하 현지시간)에도 여전히 불만을 가진 반대 시위자들 중 일부가 폭력 시위를 벌였다. 상점 유리창 등 기물이 파손됐고, 시위 참가자와 치안 유지를 시도하던 경관 가운데 부상자도 발생했다.
워싱턴DC 경찰과 미국 수도권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백악관 북동쪽 맥퍼슨 광장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에 참가했던 이들 중 10여 명이 현장 근처에 있던 커피숍과 햄버거 판매점, 은행의 유리창 여러 장을 파손했다.
폭력행위 가담자들은 유리창에 돌을 던지거나 철봉으로 보이는 물체를 사용했고, 길가에 있는 휴지통에 불을 붙인 사람도 있었다.
맥퍼슨 광장에서 동쪽으로 약 100m 떨어진 프랭클린 광장 부근에서는 이날 오후 2시 20분께부터 다시 폭력 시위가 벌어졌다. 많게는 200명가량으로 추정되는 시위대 중 일부가 보도블록을 부숴 경찰에게 던졌고, 경찰은 시위진압부대를 투입하는 한편으로 조명탄을 터뜨리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길가에 주차돼 있던 차량 여러 대가 파손되거나 불타기도 됐고, 일부 시위대는 주변에 있던 휴지통 여러 개를 모은 뒤 불을 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기하고 있던 주방위군 병력과 소방대원들이 출동하기도 했다.
수도권 언론들은 이날 취임식을 위해 조성된 차량통제구역의 경계선에 해당하는 백악관 북쪽 K스트리트 부근 여러 곳에 자리잡고 있던 소규모 시위대들이 한 곳으로 모여드는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가운데 일부가 폭력행위를 했다고 전했다.
워싱턴DC 경찰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9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은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했다고 보도했지만, 워싱턴DC 경찰은 부인했다.
또 워싱턴DC 경찰은 같은 시각 현재 적어도 1명의 시민과 3명의 경관이 부상했다고 발표했고, 지역 언론인 ABC7 방송은 자사 기자가 시위를 취재하던 도중 몸싸움에 휘말려 경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자 간의 몸싸움도 빈발했다.
이날 오전 7시께부터 연방수사국(FBI) 본부 옆에 마련된 취임식장 입장 통로 앞에 약 100명의 시위대가 나타나 통로를 가로막고 시위를 진행하던 도중 취임식장에 입장하려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이 시위대를 뚫고 입장 통로로 들어가려 시도하면서 결국 몸싸움이 시작됐고 고성이 오갔다.
이날 오후 5시께에는 폭력시위 현장 중 한 곳이던 맥퍼슨 광장 부근에서 트럼프 지지자 1명이 반대 시위자로부터 폭행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별도의 트럼프 반대 시위대는 오후 한때 워싱턴DC 내부순환도로 일부 구간을 점거했지만, 폭력행위를 하지 않고 곧바로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일몰 이후에도 K스트리트 곳곳에는 시위대가 자리잡고 있지만 더 이상의 폭력시위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대신 시위대는 차량 통행이 통제된 도로에 주저앉아 트럼프 반대 구호를 외쳤다.
smi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