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민이 통치자 된 날", "미국에 대한 학살, 끝내야 한다" 외쳐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20일(현지시간) 제45대 미국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가 던진 일성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요약된다. 또 기성 워싱턴 정치를 공격하며 변화를 약속했으며, 미국이 다시 강해지기 위해 미국인의 단결을 호소했다.
취임 선서 직후 마이크를 잡은 트럼프는 16분 동안 때로는 낮은 목소리로, 때로는 강경한 어조로 프롬프트에 뜬 취임사를 읽었다. 자신이 직접 쓴 취임사를 읽어가면서 톤이 높아지는 순간이 있었지만, 즉흥적인 코멘트는 없었다.
트럼프는 우선 자신의 취임이 단순한 권력 이동이나 정권교체가 아니라고 외쳤다. 정치인이 가졌던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날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번영했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으며 공장은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너무 오랫동안 수도의 작은 그룹이 정부의 성과물을 차지했다. 그들의 승리는 여러분의 승리가 아니었다"고 외친 대목에서는 기성 제도권 정치인과 명확히 선을 그었다. 기득권 세력에 실망해 자신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을 다시 결속시키는 효과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트럼프는 "오늘은 여러분의 날이다. 미국은 여러분의 나라다. 진짜 중요한 것은 어떤 당이 우리 정부를 통치하느냐가 아니라, 국민에 의해 정부가 통제되는 것"이라면서 "오늘은 국민이 다시 미국의 통치자가 된 날"이라고 외쳤다. 포퓰리즘도 다소 느껴지는 대목이다.
'국민의 시대'로 변화시키겠다고 선언한 트럼프는 곧바로 '미국 우선주의'로 화두를 옮겼다.
수십년 동안 미국 산업을 희생하면서 외국의 산업을 번창하게 했고, 미국 군사력을 고갈시키면서 다른 나라의 군대를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을 보호하지 못하면서 다른 나라의 국경을 지켰으며, 어마어마한 돈을 외국에 쏟아부으면서도 미국의 인프라스트럭처는 절망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미국에 대한 학살"이라고 정의하고 "미국에 대한 학살은 멈춰야 한다"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미국 우선주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의 연장선에서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임을 내비쳤다.
"무역, 세금, 이민, 외교 등의 모든 결정은 미국인 노동자와 미국인 가정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일자리, 우리의 국경, 우리의 꿈을 되찾아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의 단순한 두 가지 원칙은 '미국산 제품을 사라!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는 보호무역과 함께 미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떤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강하게, 부유하게, 자랑스럽게,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트럼프는 미국인이라면 인종에 상관없는 단결과 애국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애국심에 문을 열면 편견이 자리잡을 여지가 없다", "피부색이 검든, 갈색이든, 하얗든 우리 모두는 똑같이 애국자의 빨간 피를 흘린다. 우리는 모두 위대한 미국 깃발을 향해 경례한다"고 말해 국수주의 성향도 표출했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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