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된 미얀마…"'로힝야 인종청소' 외면말라" 비난 봇물

입력 2017-01-21 13:02  

사면초가된 미얀마…"'로힝야 인종청소' 외면말라" 비난 봇물

이양희 유엔인권보고관 "의혹에 옹호·묵살·부인 일관" 비판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미얀마 군경이 자국 내 로힝야족을 의도적으로 학살한, 이른바 '인종청소' 의혹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과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얀마는 인종청소는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지만, 주변국과 유엔은 물론 인권단체들은 미얀마를 겨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 국경은 넘는 로힝야족 난민 수가 6만6천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AFP 통신 등 외신과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양희(61·성균관대 교수)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이끄는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 문제를 외면함으로써 신뢰를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모든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옹호와 묵살, 부인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대응은 역효과를 부를 뿐 아니라 (민주화 이후) 이 나라를 채웠던 희망을 약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라카인 주(州) 북부에서는 작년 10월 국경지대 초소가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아 경찰관 9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으로 구성된 극단주의 무장단체를 배후로 지목한 미얀마군은 이 지역을 봉쇄한 채 3개월 넘게 소탕작전을 벌였지만,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민간인에 대한 학살과 성폭행, 방화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양희 보고관은 라카인주 국경지대 초소 공격 사건을 규탄하면서도,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을 외면해 온 미얀마 정부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불교도가 주류인 미얀마에서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방글라데시 출신 불법 이민자로 취급돼 이동의 자유 등 기본권이 박탈되는 등 오랫동안 심각한 박해를 받아왔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미얀마에 대한 규탄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무슬림 국가 57개국으로 구성된 이슬람권 최대 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는 1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특별회의를 열고 로힝야족 인권실태 현장조사를 위한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결의했다.

이 회의는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인종청소 의혹을 앞장서 비판해 온 말레이시아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회의에서 미얀마가 "입에 담지 못할 잔혹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에 대한 학살이나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얀마 외교부 당국자는 "나집 총리는 그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미얀마를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출처를 신뢰할 수 없는 뉴스에 근거해 해당 국가와 논의조차 없이 비판부터 하는데 대해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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