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스키 유망주 김마그너스(19)가 크로스컨트리의 묘미를 국내 스포츠 팬들에게 제대로 보여줬다.
김마그너스는 21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2017 서울 국제크로스컨트리 스키대회 남자부 결선에서 1.1㎞의 코스를 1분 53초 454에 달려 우승했다.
막판까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니콜라이 모릴로프(러시아)에게 줄곧 뒤져 2위를 달리던 김마그너스는 마지막 직선 주로에 들어서기 전 역전에 성공, 직선 주로에서는 모릴로프와 그야말로 숨 막히는 선두 다툼을 벌였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동계 스포츠 붐업을 위해 모처럼 도심을 무대로 삼은 크로스컨트리 대회라는 취지에 걸맞게 경기장을 찾은 500여 명의 팬은 큰 목소리로 김마그너스를 응원하며 즐거워했다.
결국 김마그너스가 0.48초 차라는 근소한 격차로 모릴로프를 따돌렸고 기쁨에 겨운 김마그너스는 대형 태극기를 들고 코스를 돌며 응원해준 팬들에게 인사했다.
때마침 김마그너스의 우승을 축하라도 하는 듯 하늘에서는 눈까지 내려 경기장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김마그너스는 우승을 차지한 뒤 "이번 대회 코스가 워낙 잘 돼 있었고 관중도 많이 오셔서 분위기도 참 좋았다"며 "대회를 아주 잘 치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그는 '태극기 세리머니'에 대해 "그냥 기분이 홀가분해져서 그랬던 것 같다"며 "2등도 어떻게 보면 지는 것이기 때문에 1등을 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잘 나왔다"고 기뻐했다.
김마그너스의 다음 목표는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이다.
그는 "오늘 바로 강원도 평창으로 이동해서 2월 초 테스트 이벤트와 전국체전을 준비한다"며 "그리고 나서 일본으로 출국하는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릴레함메르 동계유스올림픽 2관왕에 오른 김마그너스는 "아시안게임은 금메달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내보이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당장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그는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다면 환상적인 일이 되겠지만 올림픽에 나오는 선수들의 실력은 이번 대회 선수들과 천지 차이"라며 "올림픽 메달은 사실 기대하기도 어렵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크로스컨트리 종목은 20대 후반이 돼서야 전성기가 오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김마그너스의 경우도 2018년 평창보다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입상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김마그너스는 "크로스컨트리는 선수 입장에서는 완주하고 성적을 냈을 때의 성취감, 쾌감이 말로 설명하기 어렵고 보는 사람들로서도 눈 덮인 산속에서 선수들의 기록 레이스를 관전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이 큰 스포츠"라고 홍보하며 "그동안 평창 동계올림픽을 바라보고 훈련을 해왔는데 이제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더 치밀하고 열심히 훈련해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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