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판단 정당…실제 손해 없고 이득액 산정 불가해 집유"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개인 채무를 회사에 연대 보증시키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던 박경실(62·여) 파고다교육그룹 회장에게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 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파기환송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박 회장은 2005년∼2011년 종로 신사옥 건축을 위해 자신과 친딸의 개인회사 파고다타워종로의 채무 231억여억원을 파고다아카데미가 연대보증서게 하는 등 회사에 53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주주총회 결의 없이 성과급 명목으로 회삿돈 10억원을 챙겨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1심과 2심은 횡령 혐의만 유죄로 판단돼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2015년 11월 대법원은 "박 회장이 회사에 재산상 손해 발생 위험을 초래했다"며 배임 혐의까지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사건을 돌려받은 서울고법은 "기소된 배임액은 530억여원이지만, 실제 이득액이 얼마인지는 산정할 수 없다"며 애초 적용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일반 형법상 배임으로 바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내렸다. 형량이 높은 특경법상 배임은 재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 적용할 수 있다. 채무가 모두 변제돼 실제 손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참작됐다.
대법도 "박 회장이 업무상 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득액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라고 본 파기환송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박 회장은 남편 고인경(73) 전 회장과 1983년 결혼했으며 부부는 함께 서울 종로 파고다어학원을 전국적인 교육기관으로 키웠다. 하지만 고 전 회장이 전처에게서 얻은 딸과 박 회장 간의 갈등으로 부부는 사이가 틀어졌고 결국 고 전 회장은 박 회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박 회장은 2013년 고 전 회장의 측근을 살해해달라고 교사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재산이 1천억원이 훌쩍 넘는 부부는 5년 넘게 이혼 소송 등 각종 송사 중이다. 박 회장은 작년 10월에도 남편과 의붓딸의 예금을 몰래 은행에 담보로 제공해 대출받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bangh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