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상 히키코모리 23만∼54만명 추산"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에서 집에만 틀어박혀 사회생활을 거의 하지 않는 '히키코모리(은둔형외톨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이어지면서 중장년 히키코모리 문제가 또 다른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2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KHJ전국히키코모리가족회연합회(이하 연합회)가 후생노동성의 지원을 받아 가족들을 통해 40세 이상 히키코모리 61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히키코모리 생활을 한 기간은 22년이나 됐다.
이들 중 49명은 '밤과 낮이 바뀐 생활'을 하고 있었고 15명은 '가족 내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었다. 또 절반 이상은 행정 기관이나 병원의 지원을 받은 적 있지만, 중간에 중단해 계속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는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처음 실시한 40세 이상 히키코모리 실태 조사로, 이날 발표된 내용은 중간 조사 결과다.
지자체가 주도해 실시한 기존 조사를 보면 40대 이상 히키코모리는 전 연령대의 30~5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후생노동성의 작년 발표에 따르면 15~39세 히키코모리는 54만1천 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40대 이상 히키코모리는 23만2천~54만1천 명 수준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중장년의 히키코모리는 수가 많기도 하지만, 이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은 시간이 긴 만큼 사회로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특히 심각하다.
이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부모들이 노년으로 접어들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는 것도 문제다.
연합회가 별도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자체의 생활궁핍자 상담 창구에 전화를 걸어온 히키코모리 중 40대가 가장 많았다.
연합회는 "히키코모리 생활이 장기화할수록 가족이 피폐해지고 본인도 사회복귀가 어려워진다"며 "40대 이상 히키코모리 생활자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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