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남은 수영인생, 세계신기록 도전하는 자세로"

입력 2017-01-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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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남은 수영인생, 세계신기록 도전하는 자세로"

도핑 적발 언급하며 "내년 아시안게임이 더 큰 목표"

"이제 나이에 부담 느껴…강하게 훈련해 젊은 선수 이기겠다"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박태환(28)이 공개훈련과 함께 2017년 새해 힘찬 출발을 알렸다.

박태환은 23일 인천시 남구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는 게 목표"라고 새해 목표를 밝혔다.

올해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여부를 고민하던 박태환은 대회 참가를 결심하고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그동안 가볍게 연습하다 이날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 박태환은 "혼자서도 잘 준비하고 있으며, 성과를 점검할 첫 기회는 국가대표 선발전이 될 것이다. 이후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며 전지훈련 과정에서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추고 대회에 출전할 수도 있다"고 올해 대회 계획도 공개했다.

수영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가 된 박태환은 "이제 나이에 부담을 느낀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나서 "더 강하게 훈련하고, 보강운동도 잘해서 다치지 않고 잘 준비하면 어린 선수와 대결도 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으로부터 외압을 받은 일에는 자세한 답변을 피하면서 "저 같은 일이 안 일어나길 바란다. 저로 인해 나아진 부분이 있을 것이고, 이중처벌로 후배가 불이익당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박태환과 일문일답.


-- 올해 좋은 소식 들려준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 올해 다들 아시다시피 세계선수권이 있다.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는 경기가 되길 바란다. 새해가 밝은 뒤 계속 훈련하며 준비하고 있다. 작년 한 해는 어떻게 보면 안 좋은 일도 있었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마무리하는 시기에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어서 너무나 다행이었다. 올해는 연초부터 마음이 가벼워서 연말까지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 세계선수권은 어떠한 종목을 나가고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 중이다. 훈련 때도 그걸 고민하면서 한다. 어떤 경기에 출전하든 그 종목에서 좋은 기록을 내고 좋은 피날레를 했으면 좋겠다.




-- 훈련 시작했는데 어디에 중점을 뒀는가.

▲ 지금은 몸 풀고 있다. 집중적으로 하는 시기는 외국 나가서부터다. 한국에서의 훈련은 어떻게 보면 제가 혼자 해야 하는 게 많다. 그렇지만 이제 혼자 한국에서 훈련해도 불편함이 없다. 혼자 하는 것이 예전에는 외롭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적응해서 힘든 점이 없다. 다른 선수들이 리우올림픽이 끝나고 시즌을 마감한 채 휴식했다면, 저는 12월 연말에야 시즌이 끝났다. 훈련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급한 마음 안 가지려고 한다. 서서히 끌어올리려 생각한다.

-- 많은 부분을 혼자 해야 하는데, 해외 훈련 스케줄과 계획은 어떻게 되나.

▲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어떤 경기에 출전할지 구체적으로 안 나왔다. 보다시피 오늘도 혼자 했고, 이런 훈련 과정을 (검증할 기회는) 가깝게 국가대표 선발전이 될 거로 생각한다. 외국에 나가서 훈련하는 과정에서 호주나 미국 시즌 대회에 나갈 수도 있다. 출전 기회가 되면 훈련 과정으로 생각하고 테스트해볼 예정이다. 어떻게 보면 제일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경기는 국가대표 선발전이 아닐까 한다. 국내 첫 대회이고. 그 이후에 출전하는 대회도 일정이 나오면 출전하도록 맞추려고 한다. 세계선수권에 포인트를 맞추고, 그 과정에서 퍼포먼스를 내는 데 포인트를 맞추겠다.

-- 세계선수권대회서 우승 목표라든지 본인이 가장 염두에 둔 부분이 있다면. 쑨양과의 대결 등도 기다리는데.

▲ 마음 같아선 다 이루고 싶다. 욕심쟁이라. 자유형 200m도 우승하고 싶고, 400m도 제가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올림픽서 금메달 딴 종목이다. 저의 상징적인 종목이다. 400m에서 우승하는 게 의미가 남다를 거 같다. 리우올림픽에서의 부진을 다시 씻을 좋은 기회도 될 수 있는 종목이다. 그 두 종목 외에 출전 여부는 고민 중이다. 100m도 있고 1,500m도 있다. 1,500m는 사실 출전할 수는 있지만, 성적 부담이 없을 수 없는 종목이다. 다른 종목에 부담이 안 가도록 치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작년 캐나다서 좋은 성적 내 욕심도 난다. 쑨양에 대한 질문은 빠지지 않는다. 이기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400m 기록이 우선이다. 기록만 잘 나오면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은 그에 맞춰서 제 목에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경기를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 28살이 됐는데 나이 부담은 없는가.

▲ 있어요. 있어요(웃음). 어릴 때 선배들이 만 나이를 따지는 게 와 닿지 않았는데, 어느새 나도 그렇게 말하고 있더라. '시간이 지났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말하면, 나이에 대한 부담감이나 그런 생각은 제 동기나 (한두살 아래) 후배들도 느낄 때다. 훈련 때도 예전보다는 피로도가 느껴진다. 마음처럼 안 풀릴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강하게 먹는다. '나이가 아니라 정신력이 약해지지 않았나' 라고 다잡는다. 경기에 대한 체력적인 부분은 훈련하며 보강하면 된다. 나이를 먹으면서 그만큼 훈련을 좀 더 강하게 하고, 보강운동도 해서 저 자신이 강하게 준비하면 젊은 선수를 이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한다.





-- 남은 수영인생 계획은.

▲ 수영인생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제 주위에서는 벌써 2020년 도쿄올림픽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나갈 수는 있지만, 단순히 나가서 흐지부지 끝내는 게 제 스타일도 아니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올해 세계선수권, 내년 아시안게임 전까지 수영선수 마감은 안 한다. 그리고 내년 아시안게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문제(도핑)로 인해서 메달이 없어졌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이 더 중요하고, 새로운 출발점이다. 세계선수권보다 더 중요하다. 수영을 언제 그만둘지 모르겠지만, 그 시점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때보다 더 빛나길 바라고 있다.

-- 나이에 대한 부담을 이야기했는데, 어떻게 대비하는지.

▲ 사실 식단조절은 한 적 없다. 리우올림픽을 준비하며 패스트푸드나 탄산, 라면 등 인스턴트 음식을 단 한 번도 안 먹었다. 원래 그런 적 없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제가 힘이 없지 않았나 생각했다. 음식조절을 한 게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스트레스가 많았는지, 리우올림픽 끝나고 굉장히 많이 먹었다. 그러고 나니 전국체전 때 좋은 성적이 나왔다. 물론 선수로 먹지 말아야 할 술은 안 하지만, 대신 따로 음식은 안 가린다.

-- 세계선수권대회서 400m 목표 기록은.

▲ 언제나 그렇듯 제 최고 기록이다. 2010년에 세우고 어느덧 7년이 지났다. 앞으로 수영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더 넘어설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 2년 안에 제 기록을 넘어서는 게 목표다. 그리고 제 수영인생 목표였던 세계신기록도 도전하고 싶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제 최고 기록 넘어서 세계신기록에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고 싶다.

-- 국정농단 파문의 피해자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할 말이 있다면.

▲ 어려운 질문인데…. 저 같은 일이 안 일어나길 바란다. (작년) 힘든 한 해이기도 하지만, 저로 인해 많이 나아진 부분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이번에 이중징계 처벌도 개선됐고, 앞으로 수영선수 후배가 불이익을 안 당하길 바란다. 많은 후배 선수가 노력해 저를 넘어서 좋은 성적 나오길 바란다. 빛을 못 보는 선수가 그 순간 자기가 좌절하면 정말 무너지는 거다. 그런 힘든 시기를 잘 넘기고, 자기 자신을 이겨냈으면 한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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