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대만대표부 관계자 비공개리에 청사 밖 제3장소로 불러 항의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외교부는 23일 대만 현지에서 택시기사에 의한 한국 여성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주한대만대표부 관계자를 초치해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정진규 심의관(부국장급)은 이날 오후 주한대만대표부 부대표를 만나 가해자 엄중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초치는 비공개로 이뤄졌고, 장소도 당초 알려졌던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항의를 위해 주한대만대표부 관계자를 부르면서 비공개로, 그것도 외교부 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로 부른 것은 당당하지 못한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당초 외교부 청사로 부르려고 했으나 주한대만대표부 측에서 제3의 장소를 요청해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정식 외교관계가 없는 주한대만대표부 관계자를 외교부 청사로 부르는 것 자체에 대해 중국 측이 불만을 가질 수 있고 이를 의식해 제3의 장소를 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우리나라는 1992년 한중 수교와 함께 대만과 단교했으며,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는 바탕 위에서 대만과는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정무적 성격이 강한 주한대만대표부 대표는 청사로 부르지 않지만 "부대표는 언제든 청사로 부를 수 있다"면서 "중국을 의식해 제3의 장소를 택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건 용의자인 대만 '제리택시 투어' 기사 잔모 씨는 지난 12일 타이베이(臺北)시 부근에서 자신의 택시에 탄 한국 여성관광객 2명에게 강력한 신경 안정제류의 수면제를 탄 요구르트를 건네 마시게 한 후 성폭행을 한 혐의로 대만 검찰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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