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고 임금근로자 간 격차 줄여 소득 불평등도를 낮추는 효과
노동연구원 보고서
(세종=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최저임금을 올리면 전체 근로자 임금이 인상돼 기업의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일부 주장은 과장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저임금과 고임금 근로자 간 임금격차를 줄여 소득 불평등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승복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28일 노동경제논집 최신호에 실린 '최저임금의 사업체 내 임금압축 효과' 보고서에서 최저임금의 인상이 근로자 임금 및 소득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2008∼2015년을 활용해 최저임금과 같은 외부충격이 사업체 내 저임금, 중간임금, 고임금 근로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했다.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근로자수는 1천450만명으로, 명목 임금총액은 월 276만원, 명목 통상임금(기본급+통상적수당)은 월 218만원이었다.
근로시간은 월 172.9시간으로 월 명목 통상임금을 월평균 정상근로시간으로 나눈 명목 시간당 통상임금은 1만3천341원이었다.
전체 근로자 대비 최저임금 미만자 비율인 최저임금미만율은 5.3%였다.
분석 결과 2008∼2015년 사업체 내 최저임금 비중이 증가하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임금의 표준편차를 낮춘(격차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은 올라가고 고임금 근로자는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숙련이나 중간숙련 근로자의 임금이 올라가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면 기업은 고임금 근로자인 고숙련 근로자의 임금을 깎으려는 유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사업체 내 노동조합이 설립돼 있을수록, 대규모 사업체일수록 임금표준편차가 낮게 나오며, 근로자 평균근속연수가 높을수록 임금표준편차는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직접 영향을 받는 근로자 외에 모든 근로자의 임금인상으로 파급돼 기업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일부 주장은 다소 과장됐다"면서 "최저임금 근방의 어느 정도까지 임금인상에 영향을 미치지만 고임금 근로자 임금은 오히려 하락하거나 상승폭이 둔화돼 이 부분을 상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정책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임금소득 분포를 압축시키고 결과적으로 임금소득 불평등도를 낮추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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