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경제질서 새로 쓰게 하는 것" vs "노동자 위한 새로운 무역정책 필요"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한 데 대해 야당인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환영한 반면, 집권 여당인 공화당 주요 인사들은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야의 입장이 180도 뒤바뀐 모양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공화당의 전통적 기조에서 벗어나 보호무역 기조를 주창하고 나선 데 따른 결과다.
공화당 중진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TPP에서 공식으로 탈퇴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미국의 경제와 아·태 지역 내 미국의 전략적 위치에 지속적 결과(부정적 영향)를 야기할 중대한 실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TPP 탈퇴 결정은 미국의 수출 촉진, 무역장벽 완화, 새로운 시장 개척, 미국의 발명과 혁신을 위한 기회를 앗아갈 것"이라면서 "아울러 TPP 탈퇴는 결국 중국이 미국 노동자들을 희생양 삼아 경제 규칙을 새로 쓰는 그런 시대를 열게 하는 것이자 미국의 아·태 지역 이탈이라는 걱정스러운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이 이끌어 온 TPP는 아·태 지역의 최대 경제통합체로, 미국 입장에서는 단순한 무역협정을 넘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응하는 성격을 띠는 등 역내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신(新) 외교·안보 틀'로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으로 2015년 10월 타결된 TPP는 공식 출범도 하지 못한 채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매케인 위원장은 "TPP를 버리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재차 비판하면서 "앞으로 나가려면, 또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활기차고 빨리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인 아·태 지역에서 미국 노동자와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긍정적인 무역 어젠다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TPP 탈퇴 결정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대선 경선 때 TPP 폐기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던 샌더스 의원은 "TPP가 완전히 죽게 돼 기쁘다. 지난 30년 동안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를 포함해 수백만 미국인 노동자의 일자리를 앗아가고 임금인하를 초래한 심각한 무역협정들이 있었다"면서 "이제 다국적 기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미국인 노동자들을 돕는 새로운 무역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 노동자를 위한 새로운 무역협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나는 기쁘게 그와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밥 케이시(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도 성명을 내고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TPP 탈퇴 행정명령과 나프타 재협상 방침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고, 태미 볼드윈(위스콘신) 하원의원 등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트위터 등을 통해 TPP 탈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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