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ㆍ비박계 일부 설前 탈당해 '親潘' 제3지대 형성"
범여, 새누리·바른정당·제3지대 탈당파 등 3개로 분화 전망
신당이냐, 세력이냐는 반기문 선택에 달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배영경 이슬기 기자 = 새누리당의 충청권과 비박(비박근혜)계 일부 의원들이 설 연휴 전 동반탈당을 추진하는 등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빅텐트'를 구축하기 위한 제3지대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계 인적 청산이 미흡하다는 비판 속에 2차 핵분열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이 표방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묶어내기 위한 제3지대 정계개편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형국이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제3지대에서 반 전 총장 지지세력이 모일 수 있도록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동반 탈당을 준비 중"이라며 "파급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 연휴 전 탈당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충청권만 움직이면 반 전 총장이 '충청 프레임'에 갇혀 제3지대의 효과나 의미가 반감된다"며 "수도권, 영남, 강원 등 지역별로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3지대를 형성하기 위한 선도 탈당에는 우선 반 전 총장의 고향이 있는 충북에 지역구를 둔 경대수 박덕흠 이종배 의원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의 이명수 성일종 의원의 탈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설 연휴 후 탈당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비충청권에서는 심재철 정유섭 이철규 의원 등도 탈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어 탈당 규모가 10명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탈당을 결정한다면 바른정당이 아니라 제3지대에 머물 것이라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피력해 왔다.
이런 가운데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선으로 25일 개최할 예정인 반 전 총장과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조찬 간담회가 제3지대의 규모와 파급력을 가늠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바른정당 의원들도 일부 참석할 예정이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현재 새누리당으로는 희망이 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 아니냐"며 "25일 간담회에서 반 전 총장의 생각을 직접 들어본 뒤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추가 탈당이 이뤄진다면 범여권은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제3지대 탈당파 등 3개 그룹으로 분화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특히 제3지대 탈당파는 반 전 총장을 범여권 단일후보로 내세우기 위한 세 확산에 주력할 계획이어서 범여권 내의 3개 진영간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제3지대 탈당론이 힘을 얻은 것은 반 전 총장이 최근 들어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 등 기성정당에 입당하지 않고 독자적인 세력 구축에 나서겠다는 '제3지대론'을 꺼내 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제3지대 탈당이 유력한 일부 의원들은 반 전 총장 측과 접촉하며 '반기문 빅텐트' 구축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이 신당 창당에 나설지, 신당이 아닌 정치세력으로 머물며 세력 확대에 비중을 둘지는 반 전 총장의 의중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반 전 총장이 제3지대 깃발을 들긴 했지만 신당이냐 아니냐는 아직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그 이전에는 제3지대 탈당파를 최대한 규합하고 여타 세력으로의 세 확산에 중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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