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금액 5.4% 줄고 수출물량 1.1% 늘어
한국은행 통계…작년 교역조건은 7년 만에 최고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우리나라의 상품 수출과 수입 규모가 지난달 나란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품의 교역조건은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7년 만에 가장 좋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6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22.68(2010=100)로 전년 동기보다 8.1% 올랐고 작년 11월(118.98)에 비해 3.1%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는 작년 11월 8.3%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12월 수출물량지수도 145.72로 1년 전보다 3.0% 상승하면서 두 달 연속 올랐다.
이창헌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많이 늘었고 화장품을 포함한 화학제품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수출금액지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수출 통계와 차이가 난다.
한은 무역지수에서는 통관금액 중 가격 조사가 어려운 선박, 무기류, 항공기, 예술품 등의 수출액이 제외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입무역지수의 경우 금액지수가 전년 동기보다 7.3%, 물량지수가 4.2% 각각 높아졌다.
금액지수와 물량지수 모두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또 작년 한 해 수출물량은 소폭으로 늘었지만 수출금액은 5%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수출금액지수는 109.36으로 전년보다 5.4% 떨어졌다.
이로써 수출금액지수는 2015년 9.1% 하락한 데 이어 2년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 하락과 세계적인 교역량 증가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연평균 가격은 2015년 50.69달러에서 지난해 41.41달러로 하락했다.
수출금액지수를 품목별로 보면 석탄 및 석유제품이 17.8% 떨어졌다.
자동차가 포함된 수송장비(-8.7%)와 섬유 및 가죽제품(-6.2%), 전기 및 전자기기(-6.2%), 일반기계(-6.1%) 등의 내림 폭도 컸다.
다만, 지난해 수출물량지수는 136.09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1%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을 받은 2009년(0.0%)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화학제품(10.2%)과 정밀기기(10.0%)의 수출물량이 10% 이상 대폭 늘었고 제1차 금속제품은 3.9%, 석탄 및 석유제품은 1.0% 각각 늘었다.
그러나 수송장비 수출물량은 자동차 업계 파업 등의 여파로 8.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입금액지수는 94.99로 2015년보다 7.4% 떨어졌다.
광산품이 20.6% 하락했고 석탄 및 석유제품은 18.7% 떨어졌다.
수입물량지수는 1.0%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세계교역 성장률 상승 등으로 수출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등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02.02로 전년보다 2.1% 상승해 2009년(105.00)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로 집계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2010년 100 기준)로 나타낸 것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상승은 지난해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는 연간 원유 및 석유제품의 수입물량이 석유제품 수출물량의 3배 수준으로 많으므로 국제유가가 내리면 석유제품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의미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138.84로 3.2% 상승했다.
연간 기준 소득교역조건지수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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