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간 연대에 방점…박지원, 협상 전면에 나설 듯
박지원, 潘 빅텐트에 "국민의당 참여안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이른바 '제3지대'를 자임하고 있는 국민의당과 야권의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적극적으로 '연대'를 꾀하기 시작했다.손 전 대표는 24일 MBC라디오에 나와 "국민의당과의 연대, 연합도 곧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불만 때던 제3지대에서의 세력 간 연대가 현실화되는 길로 접어들었다.
사실 국민의당과 손 전대표의 '제휴'는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카드라는 점에서 오래전부터 점쳐져왔다.
국민의당으로서는 당의 유력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외연확장을 통해 반전을 꾀할 필요성이 있고, 손 전 대표로서는 정당이라는 조직적 기반이 없는 상태여서 '코드'가 비슷한 국민의당과 손잡는 것이 전략적 이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여야를 아우르는 '빅텐트론'을 내세운 상황에서, 반 전 총장과 선을 그은 국민의당으로서는 일찌감치 몸집을 키워 제3지대에서 주도권을 쥐는 쪽으로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손 전 대표와의 연대 논의는 정권교체를 위한 힘찬 발걸음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당 중심의 제3지대는 정권교체의 빅텐트를 치는 것이라면, 반 전 총장 측은 정권연장의 빅텐트를 치는 것으로 서로 길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 연휴 직후부터 손 전 대표 측과 본격적인 연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TBS라디오에 출연해 "현재 지난 10여 일 간의 반 전 총장의 모든 행보를 볼 때 그분의 빅텐트는 보수의 빅텐트"라며 "반 전 총장이 구상하는 빅텐트에 우리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참여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서는 "오늘내일 사이에 연대가 이뤄진다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많은 대화와 양보, 인내가 필요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인용 시점도 봐야 한다"면서 "손 전 대표 측이 정권교체를 하는 데 동참하는 것에 감사를 표시하고, 저희도 화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도 지난 22일 국민주권개혁회의를 발족해 정치적 기반을 마련한 만큼, 연대 논의를 수월하게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손 전 대표의 입당을 꾸준히 요청했지만, 손 전 대표는 국민주권개혁회의를 바탕으로 한 세력 간 연대에 방점을 찍고 협상력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손 전 대표는 "국민의당은 우리나라의 다당체제를 이룬 중요한 고리를 만든 정당"이라며 "중요한 개혁 세력의 한 일원이 될 것이고 앞으로 연대와 연합을 통해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갈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대·연합의 형태에 대해선 "국민주권개혁회의와 국민의당이 연대하면서 더 다른 개혁 세력을 끌어들여서 우리나라 정치의 새로운 주체가 되고 정권을 획득하는 주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국민의당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측과의 연대 논의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 전 대표가 반 전 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내면서도 "좀 더 인내력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한 데다, 설 전에 반 전 총장과 만날 계획임을 밝힌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당이 반 전 총장과 선을 긋고 사실상 경쟁자로 바라보는 상황에서 손 전 대표는 아직 연대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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