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권오준 현 포스코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를 불과 하루 앞두고 최순실의 인사개입 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포스코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권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막판 변수로 떠오르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24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2013년 11월 포스코가 정준양 전 회장의 후임 선임을 위해 설치한 '승계 협의회'에 참여했던 김응규 전 포항스틸러스 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권오준 현 회장의 선임과 관련된 경위 등을 조사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최씨가 권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밀었고, 김 전 실장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도 '권오준 카드'를 지시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 이외에 다른 전·현직 임원의 소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특검이 포스코 의혹 전반을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권 회장은 최순실 씨의 측근인 차은택 씨가 옛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인 포레카의 지분을 강탈하려 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도 받았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특검 수사까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자 포스코는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의혹이 커지는 것을 경계했다.
포스코는 회장 인선 과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특검 수사에서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권 회장은 지난해 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 수사가 상당히 진전된 상태"라며 "감출 게 뭐 있나. 수사가 마무리되면 다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권 회장 부인인 박충선 대구대 교수와 최씨,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설에 대해선 권 회장과 박 교수 모두 강력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3월 임기를 마치고 연임에 도전하는 권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자신의 이름이 여러 차례 언급된 부분에 대해서 이사회에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사회는 지난해 말 권 회장의 연임 자격을 심사하기 위해 사외 이사진으로만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렸다.
CEO 추천위원회는 권 회장의 자격심사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돼 제기되는 여러 의혹을 함께 검증하고 있으며, 오는 25일 이사회에서 연임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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