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행복지구 예산 심사 놓고 주류-주류 또 충돌
비주류, 親潘 국회의원들과 동반 탈당해 결별할 듯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져 주류와 비주류로 갈린 충북도의회 내 새누리당이 도 교육청 예산심사를 놓고 또다시 충돌,내분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등 정치 지형과 맞물리면서 '친반(親潘)' 성향 비주류의 대규모 탈당으로 결별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도의회 새누리당이 '한지붕 두 가족'의 불안한 동거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후반기 의장 선거부터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10표를 받은 김양희 의장이 9표를 얻은 강현삼 의원을 제치고 당내 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이 과정에서 김 의장을 지지하는 주류와 반대 세력인 비주류로 갈라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의회 운영에 불만을 표출하며 세 차례에 걸쳐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비주류가 민주당과 협력할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양측이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23일 예결특위에서 새누리당 주류와 비주류간 갈등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도 교육청 행복교육지구 사업 심사를 앞두고 주류 측이 주도해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 사업 예산을 부결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예결특위에서는 도 교육청 예산이 원안 통과되는 이변이 연출됐다.
예결특위에 소속된 새누리당 위원 8명 가운데 비주류 4명이 도 교육청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예결특위가 열리기 직전에도 새누리당은 예산 삭감으로 의견통일을 시도했으나 비주류의 반대로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예결특위에서 주류와 비주류가 4대 4로 갈리면서 중요한 현안에 대해 같은 당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보기 흉한 꼴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상대측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계파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특히 반 전 총장에 대한 지지를 놓고도 주류와 비주류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인다.
충북 지역 새누리당 소속 박덕흠·경대수·이종배 국회의원들이 이미 반 전 총장의 진영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도의원들의 동반 탈당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들 국회의원과 동행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인사는 이언구·임순묵·임회무·박종규·박우양·이양섭 도의원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비주류로 분류된다.
반면 주류의 정점에 있는 김 의장은 새누리당 원내대표인 정우택 국회의원과 같은 지역구다. 김 의장은 정 의원이 움직이지 않은 상황에서 '친반'에 가세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반 전 총장을 지지하며 탈당하는 데 부정적인 새누리당 도의원 상당수도 주류에 속한다.
결국, 지난해 의장 선거를 둘러싸고 빚어진 새누리당 내 갈등은 반 전 총장이 본격적인 세몰이와 맞물려 더욱 깊어져 결국 파국을 맞을 공산이 커 보인다.
비주류의 한 의원은 "반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지역 국회의원이 탈당하면 비주류 도의원 대부분이 동반 탈당할"이라며 "이럴 경우 도의회 내 새누리당은 사실상 '제3당'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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