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캄보디아의 대표적 유적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의 입장료 인상을 앞두고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앙코르와트의 하루 입장권 가격을 현재 20달러(약 2만3천 원)에서 37달러(4만3천 원)로, 3일짜리 입장권은 40달러(4만6천 원)에서 62달러(7만2천 원)로, 1주일짜리 입장권은 60달러(7만 원)에서 72달러(8만4천 원)로 각각 인상키로 했다.
오른 가격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된다.
급격한 입장료 인상 계획에 대해 외국인 관광객들은 불만이다.
내국인에게는 입장료를 전혀 받지 않는데다 다른 나라의 유명 관광명소에 비해서도 입장료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것이다.
브라질에서 온 주앙 라파엘씨는 채널 뉴스 아시아와 인터뷰에서 "앙코르와트는 놀라운 유산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하루 37달러의 입장료는 너무너무 비싸다. 파리의 에펠탑에도 가본 적이 있는데 그곳보다도 비싸다"고 비판했다.
영국 국적의 관광객 샤바닛 카우르 차다씨는 "입장료가 오르더라도 내고 들어갈 용의가 있지만 거의 100%(하루 입장권 기준) 인상 폭은 과도하다"며 "(캄보디아 정부는) 관광객들이 결국은 오른 입장료를 감수할 거라는 걸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벨기에에서 온 장-마테오 슈메버씨는 "차라리 그 돈으로 캄보디아 내의 다른 관광지에 갈 것 같다"며 "(입장료가 오른다고 해서) 관광객들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변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얀마의 천년고도 바간과 같이 앙코르와트보다 더 싸고 비슷한 관광지는 많다"고 덧붙였다.
또 관광업계도 급격한 입장료 인상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이에 따른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시엠립 소재 여행사인 앙코르 데스티네이션의 사레스 두치씨는 "정부가 짧은 안내문을 통해 가격 인상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 이상하다. 여행사 관계자 관점에서 말하자면 입장료 인상 전에 그 이유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협조를 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벌써 손님이 줄고 있는데 이것이 온전히 입장료 인상 때문은 아니지만 (급격한 입장료 인상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왜 정부가 이런 결정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다만, 차이 시블린 캄보디아 여행사협회장은 "(입장료 인상으로) 관광객 수가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그 정도 가격은 여행사나 관광객이 부담하기에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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